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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소득격차 원인 ‘부모의 부’”…한국, OECD 2배

등록 2021-11-19 18:38수정 2021-11-19 22:08

OECD 2021 불평등 보고서
한국인 46% 응답…OECD는 26%
‘본인 노력’ 답한 비율도 12%p 높아
성별이 소득불평등 인식의 최대 변수
교육수준·고용형태·나이보다 영향 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오이시디)의 ‘2021 불평등 보고서’(Does Inequality Matter 2021) 표지 갈무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오이시디)의 ‘2021 불평등 보고서’(Does Inequality Matter 2021) 표지 갈무리

우리나라가 소득 격차에 대한 인식 차이가 주요 선진국에 견줘 유난히 도드라진 국가로 꼽혔다. 한국 국민 간의 소득 격차 인식 차이는 주로 ‘젠더’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오이시디)는 지난 18일 발간한 ‘2021 불평등 보고서’(Does Inequality Matter 2021)에서 “소득 격차에 대한 우려는 격차의 원인을 무엇으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며 “노력(근면)이 경제적 성공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비결이라 믿는 사람들은 누군가 노력의 결과로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것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행운이나 주어진 환경이 경제적 성공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불평등을 더 걱정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꽤 모순적인 생각을 가진 나라로 나타났다. 한국은 소득 격차의 원인에 대한 설문(중복응답)에서 부모의 부라고 답한 응답 비중이 46%로 오이시디 평균(26%)보다 월등히 높은 동시에 노력(근면)이라고 답한 비중도 86%로 오이시디 평균(74%)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부모의 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노력에 대한 거대한 믿음도 가지고 있다.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위치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세습되는 현실에 분노하면서도 노력을 통해 성공을 일굴 수 있다는 믿음도 강하다는 뜻이다.

‘불평등의 정도’에 대해서도 한국은 구성원 간 인식 차이가 컸다. 보고서는 ‘자신이 인식하는 소득 격차 수준’에서 ‘선호하는 소득 격차 수준’을 나눈 배수로 불평등에 대한 우려 정도를 측정했다. 여기서 한국은 이 배수의 평균값은 2.1배로 다른 나라에 견줘 크지 않았는데 응답자 각각이 답한 배수가 넓게 분포돼 있었다. 평균값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답변을 한 응답자들은 이 비율이 14배를 웃돌았다. 보고서는 “이런 응답자가 말한 답변의 분포는 미국 다음으로 한국이 가장 넓었다”며 “이는 미국과 함께 한국에 소득 격차 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 대립이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한 발 더 들어가 한국은 ‘현상 유지’를 바라는 답변이 응답자의 18%였으며, ‘자신이 인식하는 소득 격차 수준’이 ‘선호하는 소득 격차 수준’의 0.9배 이하(아주 낮다)라는 응답이 전체의 6%, 0.9∼1.1배(거의 비슷하다)라는 응답도 12% 였다. 반면 소득 격차 인식과 선호 차이가 4배 이상(매우 크다)이라는 응답자도 27%, 2∼4배(꽤 크다)는 25%, 1∼2배(크다)는 31%로 나타났다.

이런 인식 차이는 어디서 발생했을까. 이는 같은 보고서에 담긴 소득 상위 10%의 전체 소득에 대한 점유비(소득집중도)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서 추정해볼 수 있다. 여기서도 한국은 터키 다음으로 응답자별의 인식 차이가 큰 국가로 나타났는데, 이런 인식 차이를 가져온 원인을 10으로 볼 때 6이 ‘젠더’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응답자 나이나 교육 수준, 가구원수, 고용형태와 같은 이유보다 어떤 젠더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소득집중도에 대한 인식도 달랐다는 얘기다. 다만 젠더 변수를 빼면 교육 수준이 높고 소득이 많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소득 집중도가 더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오이시디가 25개 회원국 2만5천명(국가당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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