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여성이 총 144만8천명으로 전체 기혼 여성 가운데 17.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견주어 경력단절 여성의 수는 소폭 줄었지만, 인구 감소와 비혼·비출산 증가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기혼여성의 고용현황’ 자료를 보면, 전체 기혼 여성(832만3천명) 가운데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여성은 144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5만7천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여성은 결혼·임신 및 출산·육아·자녀(초등)교육·가족 돌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을 뜻한다.
경력단절 여성의 규모와 비중은 소폭 줄었지만 이는 사실상 자연감소로 보인다. 15∼54살 여성 인구 수 자체가 1.1% 줄었고, 비혼 경향이 늘어나면서 기혼 여성은 3% 줄어들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타난 경력단절 축소인 셈이다. 게다가 경력단절 여성의 규모는 유자녀(18살 미만 자녀와 동거) 여성의 규모와 연동되곤 하는데, 유자녀 여성도 3.5% 줄었다. 실제로 전체 기혼여성 가운데 경력단절 여성의 비중은 17.4%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다.
경력단절의 주된 사유는 육아였다.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62만6천명으로 전체의 43.2%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은 1만3천명 줄었지만 비중으로 보면 0.7%포인트 늘어나기도 했다. 육아 뒤로는 결혼(39만6천명), 임신·출산(32만명), 자녀교육(5만5천명), 가족 돌봄(5만명) 순이었다. 특히 가족 돌봄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1년 전보다 1만9천명(-27.4%) 줄어 가장 감소폭이 컸다.
경력단절 기간은 ‘10년 이상’이 58만1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1년 전과 비교해도 2.5% 증가했다. 그 뒤로는 5∼10년 미만이 37만1천명, 3∼5년 미만이 18만7천명, 1∼3년 미만이 17만3천명, 1년 미만이 13만8천명이었다. 특히 1년 미만은 1년 전과 비교해서 5만3천명(-28%) 감소해 가장 크게 줄었다.
15∼54살 기혼 여성 가운데 취업자는 508만2천명으로 고용률은 61.1%였다. 이들 가운데 앞서 경력단절을 경험했던 여성은 213만명으로 10명 중 4명 꼴이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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