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주문으로 여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인하 방안 검토에 들어가면서 ‘부자 감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후보 주장대로 세제 완화가 이뤄질 경우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은 얼마나 줄어들까. 시중은행 전문가가 몇가지 사례 분석 결과를 내놨다.
15일 신한은행 우병탁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시나리오별 세금 혜택 사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첫 사례 주인공은 2016년에 서울 반포자이아파트(84㎡)와 마포래미안푸르지오아파트(84㎡)를 산 ㄱ씨다. 그가 이번 달에 두 아파트를 모두 팔면 시세 차익은 각각 19억원, 11억원이다. 매입 당시 가격(취득 가액)이 각각 16억원과 8억원이었으나 이달 시세가 35억원과 19억원으로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달에 두 채 중 반포자이아파트만 팔면 현재는 12억1600만원을 세금(양도세 및 지방소득세)으로 내야 한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만 팔면 세금 부담은 6억7800만원이다. 시세 차익의 절반 남짓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 주장대로 양도세가 완화될 경우 ㄱ씨 세부담은 크게 준다. 민주당은 향후 1년간 한시적으로 6개월 이내에 매도시 중과 100%를 면제하고, 이후 3개월은 50%를, 다음 3개월은 25%를 깎아주는 세법 개정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이달 임시국회에서 세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해 2017년 일반 양도세에 10∼20%포인트를 더 내도록 중과한 데 이어 이어 2020년에 10%포인트 더 올린 바 있다.
우 센터장은 민주당안을 ㄱ씨 사례에 적용해 세부담 변화를 따졌다. 우선 반포자이만 팔 경우 세금은 7억3100만원(중과 완전 면제)이나 10억1800만원(중과 절반 면제) 등으로 현재보다 2억∼5억원이 줄어들었다. 마포래미안만 팔아도 3억9700만원, 5억6200만원으로 세부담이 1억∼3억원 준다. 우 센터장은 “3주택자의 경우엔 (민주당 안대로라면) 반포자이와 마포래미안을 각각 팔 경우 세금은 각각 14억1500만원에서 7억3100만원, 7억9300만원에서 3억9700만원으로 대폭 준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 쪽이 다주택자 세금 부담 완화를 검토하는 이유는 매물 잠김 현상을 넘어서기 위해서다. 세 부담을 덜어주면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주택을 내놓지 않겠냐는 기대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일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 인하하는 경우 입법 과정에서 절세를 기대한 기존매물 회수 등으로 다시 부동산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 부담 완화에 따른 매물 잠김 해소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우병탁 센터장은 “매물이 나오게 하려고 양도세를 완화하려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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