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중단에 따라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면서 정부는 대면서비스업 등 내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지난달 정부가 ‘내수 회복’을 진단한 지 한 달 만에 ‘우려’로 선회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17일 발간한 ‘12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고용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및 방역 조치 강화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등 내수 영향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또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인플레‧공급망 차질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확산 및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가속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기재부는 코로나19 4차 유행이 번졌던 7월부터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거론한 뒤 8∼10월 3개월 연속 경기 진단을 할 때 ‘불확실성 지속’이란 표현을 써왔다. 이후 11월에는 불확실성 표현이 빠지고 ‘내수여건 개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는데,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한 달 만에 다시 ‘내수 우려’ ‘불확실성 지속’을 언급했다.
다만 정부는 과거 확산기보다는 소비 영향이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코로나19 상황이 2년째 지속되고 있는데, 처음 확산세보다 뒤로 갈수록 확진자 수는 훨씬 커졌지만 소비에 대한 영향은 오히려 점차 줄어왔다”며 “내부적으로는 과거 확산기보다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내수 ‘지표’는 양호하다. 지난달 카드 국내승인액은 1년 전보다 13.6% 늘어나 10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백화점 매출액도 전년 동월 대비 17.1% 늘었고, 온라인 매출액은 22% 늘었다. 다만 할인점 매출액은 지난 10월 2.9% 증가했다가 한 달 만에 7.2%나 줄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도 107.6으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기재부는 “철저한 방역 대응 하에 소상공인 등 피해 지원 및 경기 회복 뒷받침에 주력하는 한편, 선제적 생활 물가 관리와 주요 원자재 수급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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