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지난해 숙박음식업 3조6600억원 순손실

예술스포츠업은 통계 작성 이래 첫 순손실 기록

지난 17일 정부가 코로나19 특별방역 대책으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320만명에게 100만원 상당의 방역지원금을 지급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자영업자가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가 번진 지난해 국내 숙박·음식업 기업이 3조6600억원 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0년 기업활동조사 결과(잠정)’를 보면, 지난해 국내 회사법인 가운데 상용 노동자가 50명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원 이상인 업체는 총 1만3429개로 1년 전보다 1.3% 늘었다. 하지만 이들의 총매출액(금융보험업 제외)은 2360조원으로 1년 전보다 3.2% 감소했고,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도 97조7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 줄었다.

지난 2019년에도 국내 기업들의 순이익은 37% 감소한 바 있는데, 당시에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무역 침체로 인해 제조업 순이익이 반 토막 난 탓이었다. 이번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숙박·음식업, 예술스포츠업에서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숙박·음식업은 2019년에는 4650억원 순이익을 냈으나 지난해에는 3조6600억원 순손실을 내면서 886.9% 감소했다. 이는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 여파로 숙박·음식업이 처음 6290억원 순손실을 낸 이후 최대 손실이다. 예술스포츠업도 2019년 1조330억원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1150억원 순손실로 111.1% 감소를 나타냈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로 첫 순손실이다.

순이익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운수·창고업이었다. 운수·창고업은 2019년 7470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8070억원 순이익으로 돌아서면서 208% 증가를 나타냈다. 전문과학기술업은 2조8290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45.2% 증가했다. 도소매업 순이익도 9조56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9% 늘었다.

한편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기업의 수는 6227개로 전년 대비 10.7% 감소했다. 하지만 기업당 연구개발비가 늘어나면서 전체 연구개발비는 63조7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5.9% 늘었다. 특히 제조업의 영향이 컸는데, 연구개발에 투자한 제조업 기업의 수는 4543개로 10% 줄었지만, 기업당 연구개발비가 17.3%나 증가했다. 최근 15년 동안 존속하면서 연구개발비를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기업은 2040개였는데, 이들의 평균 매출액은 549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15년 존속기업 평균 매출액(3203억원)의 1.7배 수준이다.

이지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