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처럼 ‘공짜’인 서비스에 대해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할 수 있을까.
공정위가 6일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담은 심사지침을 내놨다. 공정위가 마련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및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은 이날부터 20일간 행정예고를 거쳐 제정된다. 이번 심사지침은 전통 산업과 다른 온라인 플랫폼 고유의 특성을 공정위의 법 집행에 명시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심사지침 자체는 법적 효력이 없으며, 내부적인 법 집행 기준으로 쓰인다.
먼저 표면적으로 무료인 서비스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열어뒀다.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같은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런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0원’의 가격에 제공되지만, 이용자 데이터 수집과 광고 사업 등을 통해 직간접적인 수익이 창출된다. 소비자들이 실제로는 개인정보나 광고 시청에 필요한 주의·관심(attention) 같은 비금전적 대가를 내고 있는 셈이다.
공정위는 이런 경우 가격 외에 다른 요소를 고려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경쟁당국이 가격이나 매출액을 기준으로 법을 집행해왔다면, 앞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특성에 맞춰 다른 변수도 보겠다는 취지다. 한 예로 시장점유율을 따질 때는 매출액이 아닌 서비스 이용자 수나 이용 빈도 등을 고려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가격 상승 외에 서비스 다양성 감소, 품질 저하, 혁신 저해 등도 경쟁 제한 효과로 인정하기로 했다. 무료인 서비스를 ‘끼워팔기’ 하는 경우에도 위법으로 인정될 수 있다.
데이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디지털 산업에서는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하는 능력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으로 평가된다. 데이터가 특정 기업에 집중되면 독과점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이동 패턴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온 카카오모빌리티가 한 예다. 공정위는 향후 시장지배적 지위, 즉 독과점 여부를 가늠할 때 이런 데이터 수집·보유·활용 능력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품·서비스도 제재할 수 있다. 앞서
구글의 파편화금지계약(AFA) 사건에 적용됐던
혁신시장 접근법을 심사지침에도 반영한 것이다. 산업의 융합이나 급격한 변화로 시장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현재 시점의 시장만 봐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상품·서비스의 다양성 감소, 소비자 후생 감소, 혁신의 저해 등을 따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