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2년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에서 발표문을 읽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오는 24일 국회에 제출할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포함하면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가 마련한 소상공인 지원 재정 사업은 모두 7차례에 이른다. 코로나 확산 여부와 그에 따른 방역 조처의 강도를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일회성 지원의 반복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해당 지원 사업이 반복될 때마다 형평성과 충분성 논란이 뒤따르고 야당과 정부·여당은 물론 정부와 여당 사이에서도 지원 규모와 방식을 놓고 갈등이 되풀이된 건, 지원 사업에 대한 효과 분석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이 편성된 탓이 크다. 또 재정 지출에 소극적인 예산 당국의 보수적 관행도 주요 원인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이후 정부가 펼친 재정 사업은 ‘긴급고용안정지원금’‘새희망자금’‘버팀목자금’‘방역지원금’ 등 사업명과 지원 대상 및 규모, 방식을 조금씩 달리하며 7차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사업마다 수조원이 배정됐고 지원금액은 업종과 피해 수준에 따라 적게는 40만원에서 때론 최대 2천만원에 이르기도 했다.
문제는 유사 사업이 반복됐지만 단 한 차례도 ‘효과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원 대상과 지원 수준의 적절성에 대한 평가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번 추경안에 포함된 ‘방역지원금’ 사업도 마찬가지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설 대목을 맞은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크고, 지난해 3분기 손실보상 평균 금액이 300만원인 점을 고려했다”며 “효과 분석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차근차근 분석해 적당한 때에 말씀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만 말했다. 지난해 3분기 손실보상 수준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건너뛰고 과거 수준만 따져 방역지원금 규모를 정했다는 것으로, 과거 지원 수준이 넘쳤는지 아니면 부족했는지에 대한 사후 검증은 없었다는 얘기다.
사업 예산이 매번 다 쓰이지 못한 것도 주먹구구 편성 주장에 힘을 싣는다. 2020년 9월 4차 추경에 반영된 ‘새희망자금’(3조3천억원)은 5천억원이, 지난해 1차 추경 사업 ‘버팀목자금 플러스’(6조7천억원)도 1조1천억원이 남았다.
피해 수준보다 재원 여력에 더 무게를 둬 예산을 편성하던 관행도 반복 추경을 낳는 한 요인이다. 대표 사례가 지난해 7월 ‘희망회복자금’(9조6천억원)이 반영된 2차 추경이다. 당시 지원 규모는 피해 수준이 아닌 ‘초과세수 예상액’(31조5천억원)을 토대로 정해진 터라 현장의 수요에 충분한 규모로 지원책이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소상공인연합회가 “피해를 실질적으로 복구하기에 못 미친다”고 밝힌 까닭이다.
이렇다 보니 충분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차례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피해 규모와는 차이가 있어 소상공인은 ‘언 발에 오줌 누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김윤 서울대 교수(의료관리학)도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규제해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집중됐다”며 “그런데도 이들에 대한 지원이 충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내부에서도 반성의 목소리는 나온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2년여 동안 반복된 소상공인 지원 사업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다. (재정을) 적게 써야 한다는 관념에 치우친 탓에 소상공인이나 정치권의 추경 편성 요구에 (당국이) 마지못해 응하는 모습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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