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긴 국내 이동자 수가 장기적인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721만명이 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 사유는 주택, 가족, 직업이 전체의 8할을 차지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1년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지난해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긴 국내 이동자 수는 721만3천명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7% 줄어든 수치인데, 인구 감소와 경제 성장에 따른 장기적인 국내 이동 감소세를 따라가고 있다. 한 국가의 경제 규모가 커져 성장률이 낮아지면 인구 이동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2020년에 주택 거래량 증가로 단기적인 인구 이동 급증을 보인 탓에 지난해에는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했다.
이동 사유별로 보면, ‘주택 사정’으로 인한 이사가 271만4천명(37.6%)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보다는 29만명이 줄었다. ‘가족 사정’으로 인한 이사는 165만7천명(23%), ‘직업 때문’은 158만9천명(22%)으로 나타났다. 시·도 안에서 이동한 사람 중에서는 ‘주택 사정’이 45.9%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시·도 간 이동 중에서는 ‘직업 때문’이 34.5%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 이동하는 인구수나 이동 사유에서 다양한 특성을 보였다. 서울 인구는 1990년부터 단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순유출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주택 사정’이 주요한 원인이다. 지난해 서울 순유출 인구는 10만6천명인데 ‘집 때문’에 서울을 떠난 인구가 9만6천명에 이른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은 ‘직업 사정’으로 가장 큰 순유입을 보이는 지역이다. 지난해에도 3만8천명이 ‘직업 때문’에 서울에 순유입됐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역마다 유입·유출의 특징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서울의 경우 해마다 인구 순유출을 보이는 지역이지만, 항상 20대 연령층은 순유입되고 있다. 서울에선 주택 사유로 유출이 많고 직업이나 교육 관련해서는 여전히 유입이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순유입이 15만명으로 가장 많았던 경기도도 7만8천명이 주택 문제를 이동 사유로 꼽았다. 3만7천명은 가족, 2만7천명은 직업 때문이었다. 인천의 경우 2020년에는 1만6천명이 순유출됐는데, 지난해에는 1만1천명이 순유입됐다. ‘주택’이 가장 큰 변화 사유였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집 때문’에 1만6천명이 들어오고 ‘직업 때문’에 5천명이 빠져나갔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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