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취업자 증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인한 서비스업 업황 개선, 코로나19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지급 등이 골고루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2만5천원으로 1년 전보다 10.1% 증가했다. 근로소득(10.2%)은 물론이고 사업소득(12.4%), 이전소득(7.9%) 모두 늘었다. 가계소득 통계 발표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계소득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득 증가율도 6%로 역대 최대치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취업자가 증가해 근로소득이 증가했고 서비스 업황 개선으로 사업소득이 증가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수혜금이 증가하는 등 소득원천별로 각각 증가폭이 컸다. 물론 지난해와 견주어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취업자와 자영업자는 1년 전 같은 분기보다 각각 100만1천명, 10만3천명 늘었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하위 20%인 소득 1분위에서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4만3천원으로 1년 전보다 14.6% 늘었다. 다만 저소득 영세사업자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1분위 가구는 근로소득(34.2%), 재산소득(14.4%), 이전소득(12.7%) 등이 큰 폭으로 늘었는데, 사업소득만 7% 감소했다. 2분위(10.4%), 3분위(9.2%), 4분위(7.1%)에서도 가계소득이 고르게 늘었다.
상위 20%인 5분위 가구 월평균 소득은 1083만3천원으로 11.5% 증가했다. 5분위 가구는 사업소득 증가율이 22.5%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업황 개선의 혜택을 가장 크게 입었다.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의 방역지원금도 5분위 가구에 쏠린 것으로 보인다. 5분위 가구의 공적 이전소득 증가율은 20.6%로 전체 소득 계층 가운데 가장 높았고, 증가액도 65만4천원으로 가장 컸다.
소득분배도 개선됐다.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배율을 뜻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2배로 1년 전 같은 분기(6.3배)와 견줘 0.1배포인트 낮아졌다. 그만큼 소득분배 상황이 개선됐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는 “1분기 가계동향 소득분배 지표는 개선됐으나 계절성·변동성 등이 있어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며 “현재 우리 경제가 엄중한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개선세 지속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5분위 배율은 3개 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소득이 오른 만큼 지출이 늘어나지는 않았다. 지난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3만1천원으로 1년 전보다 4.7% 늘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0.8% 증가하는데 그쳤다. 물가가 오르면서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식료품, 교통 등에서는 지출이 실질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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