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국내 산업생산과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늘었으나, 소비는 소폭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현재 경기와 향후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가 동반 상승했지만 경기회복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5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8% 늘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3월 1.6% 증가하고, 4월에는 0.9% 감소했다가 5월에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반도체 장비가 도입되고 그동안 차질을 빚었던 자동차부품 수급이 일부 완화하면서 기계장비(6.2%)와 자동차(1.8%) 등의 생산이 증가했다.
도소매, 운수·창고를 비롯한 서비스업에서 1.1% 증가하며 전산업생산 증가를 주도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강수 일수가 줄어 대면 서비스업에 우호적 여건이 조성되면서 서비스업 생산은 3개월 연속으로 1%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업은 5.9%, 제조업은 0.1% 증가했다. 공공행정은 2.7%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13% 증가했다.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이어져 왔던 감소세를 끊고 증가로 전환한 것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그동안 투자 수요가 있는데도 부품 조달 문제 등으로 반도체 장비 생산에 차질을 빚었는데 그 문제가 해결되면서 투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소매판매)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의복 등 준내구재(-1.2%)와 의약품 등 비내구재(-0.3%) 판매가 줄어들면서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1% 줄었다. 방역상황이 개선되면서 의약품·집밥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정부는 소비패턴이 재화에서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다며 ‘경제활동 정상화’로 판단하고 있다. 소비는 지난 3월부터 내리 감소 중인데, 3개월 연속으로 소비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20년 1∼3월 이후 2년여 만이다.
기획재정부는 5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견조한 생산실적과 함께 그간 부진했던 투자가 반등하고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 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긴축 가속화 등 해외발 변수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는 동반 상승했다. 현재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2.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지난 3∼4월에 두달 연속 하락하다가 상승으로 전환된 것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99.4로 0.1포인트 올라 11개월 만에 상승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5월 선행지수 상승을 이끈 재고순환지표(출하-재고 증가율), 장단기 금리차 등이 6월에 다시 뒷걸음질쳤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상승 전환은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고 글로벌 금융 여건이 악화할 우려도 있어 향후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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