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건물. 전경련 제공
대기업들의 8월 경기 전망이 2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7월11~15일, 응답기업 327개사)한 결과,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86.9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지수가 100 이상이면 전달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이 지수가 9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10월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경기실사지수는 3월(102.1) 고점을 기록한 뒤 4월부터 내림세인데, 갈수록 낙폭이 커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82.5)과 비제조업(91.4) 모두 3개월 연속 부진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반도체 기업이 포함된 전자·통신장비업(107.1)과 의약품(100.0)만 기준선 이상이었다. 비제조업 중에서 100을 넘은 업종은 없었다.
부문별 경기 전망을 보면, 고용(103.4)만 2개월 연속 긍정적 전망을 보였다. 자금사정(89.6), 채산성(89.6), 내수(89.9), 수출(93.9), 투자(98.2), 재고(105.2) 모두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재고의 경우 기준선을 넘을 경우 부정적 전망(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특히 채산성과 자금사정은 2020년 8월(채산성 85.1, 자금사정 88.3) 이후 2년 만에 처음 90선 아래로 하락했다.
전경련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단가가 오른 것이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져 투자·고용이 더 악화될 위험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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