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인 26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 무료급식소 앞에서 노인들이 따가운 햇볕을 가린 채 배식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총인구가 5174만명으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 감소했다. 생산연령인구의 감소폭보다 고령 인구 증가폭이 더 큰 탓에 노인부양비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1인 가구는 사상 처음 700만 가구를 돌파했다. 비친족 가구, 다문화 가구 등이 늘어나 우리나라 가정의 모습은 더욱 다양해졌다. 지난해 주택 증가율은 1.5%로 42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외국인 포함)는 5173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9만1천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인구 감소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실시했던 1949년 센서스 집계 이후 처음이다. 사상 첫 인구 감소 속에서 우리 인구 중위연령은 44.5살로 1년 전보다 0.6살 늘었다. 지난해 유소년인구(0∼14살)가 16만7천명 줄고 생산연령인구(15∼64살)는 34만4천명 줄었는데, 고령 인구(65살 이상)는 1년 전보다 41만9천명 증가했다. 전체 인구의 16.8%가 노인이다.
노인을 부양하는 사회적 비용도 커지고 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고령 인구 비율로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23.6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일하는 사람 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셈이다. 고령 인구의 ‘초고령화’ 현상도 나타났다. 고령 인구 가운데 85살 이상 초고령자 인구가 1년 전보다 9.1% 증가해 가장 크게 늘었고, 전체 고령 인구 중에서 초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10.1%로 처음 10%대로 올라섰다. 이들 초고령 인구 4명 중 1명(25.1%)은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 ‘1인 가구’ 700만…코로나19 영향 급증
지난해 11월 기준 총가구 수는 2202만3천 가구로 1년 전보다 2.5% 늘었다. 평균 가구원 수는 2.29명으로 1년 전보다 0.06명 줄었는데, 1인 가구가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인 가구는 716만6천 가구로 사상 처음 7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집단시설에 계시던 분들이 더이상 시설에 있지 못하고 외부로 나오면서 1인 가구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예년에는 1년에 한 4∼5%씩 늘었다면 최근 2년은 8%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가정의 모습이 다양해지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전체 일반가구(집단·외국인 가구 제외)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은 여전히 친족 가구(64.4%)지만 1년 전보다 0.4% 줄었고, 비친족 가구가 11.6%나 늘었다. 증감폭으로 보더라도 친족 가구는 1년 전보다 5만 가구 줄었는데 비친족 가구는 4만9천 가구나 늘어났다. 귀화자 또는 결혼이민자가 포함된 다문화 가구는 38만5천 가구로 1년 전보다 1만7천 가구(4.7%) 늘었다.
■ 주택 증가율 1.5%…42년 만에 최저치 기록
지난해 11월 기준 총 주택 수는 1881만2천호로 1년 전보다 1.5% 늘었다. 이는 1980년 이래 가장 낮은 주택 증가율이다. 연 평균 주택 증가율은 1995년 5.4%에서 지속적으로 줄어 2016년 2.0%까지 낮아진 뒤 반등했는데, 2019년 이후 다시 증가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주택 착공실적이 감소했는데, 이것이 3년 정도 시차를 두고 준공실적으로 나타나 주택 증가율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