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정부가 앞으로 5년 동안 전국에서 270만채를 인허가 하는 주택공급 청사진을 내놓았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택지지구를 새로 지정해 물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수도권에서만 지난 5년에 비해 주택 공급량이 29만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국민 주거안전 실현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2023∼2027년 5년 동안 전국에서 270만채의 새 주택을 인허가 할 계획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158만채, 비수도권에서 112만채가 공급된다. 지난 정부 때인 2018∼2022년(257만채)에 비해 전국적으로 13만채 늘어난 규모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 향후 5년간 전국에서 22만채의 정비구역을 새로 지정한다. 지난 5년(12만8000채)에 견줘 9만2000채 많은 양이다. 서울에서 10만채, 경기·인천 4만채 규모의 사업을 지정하고, 지방에서는 광역시 구도심 위주로 8만채를 지정한다.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들도 손질된다. 재건축 부담금 제도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조합원 한 사람당 이익 규모에 따라 10∼50%를 환수하는 현행 제도의 구간별 부과 기준을 높일 방침이다. 재건축 조합 설립을 위한 사전 단계인 ‘안전진단’ 문턱도 낮춘다. 안전진단 항목 중 현재 30∼40% 배점을 차지하는 ‘구조안전성’ 비중을 줄이고, ‘주거환경’·‘설비노후도’ 등의 비중을 높이는 게 골자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10년 동안 도심 주택정비사업이 지나치게 억눌려왔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공공 택지지구 조성도 계속된다. 지난해 발표된 3기 신도시(총 26만채)와 별도로 내년까지 15만채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번 정부 임기인 2027년까지 이중 10만채의 인허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정부가 주거취약계층의 ‘주거사다리’로 공약한 ‘청년 원가주택’·‘역세권 첫집’은 5년간 약 50만채 공급된다. 이들 주택은 공공택지 등을 이용해 주변 시세의 70% 수준으로 분양되며, 올해 안에 일부 단지가 첫 사전청약을 받는다. 국토부는 다음달 ‘청년주거지원 종합대책’을 내어 구체적인 청약 일정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번 방안에는 반지하주택 등 재하우려 주택 거주자에 대한 지원책 등이 담겼다. 이들 주택 거주자에 대한 공공임대 우선공급 물량을 연 6000채에서 1만채로 확대한다. 일부 주택은 공공기관이 매입한 뒤 지하층을 제외하고 공공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원 장관은 “반지하 뿐 아니라 쪽방, 고시원, 옥탑방 등 이른바 ‘비정상 주거’를 정상주거로 장기적으로 이전·상향시키겠다”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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