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오는 26일부터 세종을 뺀 비수도권 모든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세종은 투기과열지구만 해제되고 조정대상지역은 유지된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연수·남동·서구에 남아있던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고, 경기 외곽인 동두천·안성·양주·파주·평택시의 조정대상지역이 풀렸다. 서울은 해제 대상에서 빠져,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남는다.
다음은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의 언론 브리핑과 질의응답 주요 내용이다.
—수도권의 규제지역을 더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 위원들은 어떤 의견이었나?
“정부는 이번에 규제지역을 조정하면서 집값 하향 안정세와 거래량 감소 등의 주택시장 내부요인과,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다만 수도권은 여전히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며, (신규분양) 청약시장의 열기가 높고 미분양은 적다. 수도권 주택에 대한 구매 심리가 여전하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도권에 대해서는 좀 더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규제지역 해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수도권은 규제지역을 해제할 정량요건은 충족했나?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해제하지 않았는지?
“이번 심사에서 전국 조정대상지역 101곳은 모두 해제의 정량요건은 충족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봤을 때, (집값이 다시 오를) 불안요인이 있다고 보고 수도권의 규제지역은 유지했다. 규제지역은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해제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집값이 조금 더 떨어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방 규제지역을 이렇게 한꺼번에 풀면 투기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것은 아닌지? 지방의 시세는 충분히 떨어졌다고 본 것인지?
“전반적으로 수도권과 지방 주택시장에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고 본다. 원 장관의 말처럼 수도권의 주택 가격은 최근까지 강하게 상승했고, 여전히 떨어질 여력(여지)가 충분하다. 따라서 수도권의 하향 안정세는 조금 더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반면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안정세가 많이 정착돼 가고 있다고 본다. 지방은 장기간의 주택가격 상승폭과 가격대에서 수도권과 차이가 있고, 앞으로의 공급물량도 (시세를 안정시키기에) 충분한 여력이 있다. 다만 이번 규제지역 조정으로 인해 만약 지방 특정지역의 집값이 다시 급등하면, 언제든지 규제지역을 탄력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
—세종에서 투기과열지구만 해제하고 조정대상지역을 남겨둔 이유는?
“청약 시장을 고려했다. 세종 신규분양은 전국적으로 청약이 가능하다. 100채 중 40채 꼴로 전국에 청약 기회가 열려있다. 그래서 미분양도 거의 없고, 청약 경쟁률이 여전히 높다. 그런 면에서 세종의 3개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조정대상지역)을 모두 풀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번 조처로 주택시장의 매매거래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나?
“먼저, 현재 주택시장의 상황이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처럼 ‘경착륙’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는 점을 밝힌다. 이번 규제지역 조정의 목표는 거래 활성화나 인위적인 경기 부양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다만 집값의 하향 안정세와 거래 감소로 봤을 때, 실수요자들의 정상적인 주택 거래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보고 규제지역을 조정한 것이다.”
—다음 주정심 개최 시기는 언제로 예상하나?
“현행 규정상 주정심 개최 주기는 반기(6개월)에 1회다. 지난 6월과 9월에 열었으니 법적 요건은 충족했다. 다만 추가 개최 여부는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하겠다. 연내 추가적으로 개최한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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