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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카카오를 너무 믿은 죄…카톡 ‘선물하기’ 매출 80% 증발”

등록 2022-10-17 14:12수정 2022-10-18 22:29

카톡 시스템 의존한 소상공인 피해 눈덩이
소상공인연합회 “피해 접수해 대응책 마련”
카카오톡 갈무리
카카오톡 갈무리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한다는 캔들워머 판매상 ㄱ씨는 먹통이 된 카카오톡 때문에 지난 주말부터 망연자실하고 있다. 카카오 쪽은 “대부분의 시스템이 정상화됐다”고 밝히고 있지만, 비즈니스센터가 먹통이라 17일까지도 정상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ㄱ씨는 “센터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택배 송장을 뽑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배송을 할 수 없다”며 “이런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건지 속이 타들어 간다”고 호소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ㄴ씨 역시 갑갑하긴 매한가지다. ㄴ씨는 최근 카카오톡 로그인, 주문 알림톡, 주문 취소·변경, 배송시작·완료 알림, 1대1 상담까지 모든 것을 카톡 기반으로 일원화했다. ㄴ씨는 “웬만한 중형차값 한 대 들여서 프로그램을 통합하고, 이제 보름이나 썼나 싶은데 속이 터진다”며 “어떻게 화재 한 번에 모든 게 먹통이 될 수 있나. 카톡을 너무 믿은 죄인가 싶다”고 하소연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에스케이씨앤씨(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이 되면서 소상공인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메신저는 물론 포털 사이트인 다음, 쇼핑 서비스인 카카오 선물하기,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지도 서비스인 카카오맵 등이 모두 올스톱되면서 여기에 의존했던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향수 판매업자 ㄷ씨는 “카카오톡을 통해 주문 상담을 받는데, 관리자인 나는 오늘까지도 신규주문 내역을 확인하지 못하고, 새로운 문의도 받을 수 없다”며 “공지문조차 띄울 수 없어 화가 나는데, 카카오톡 고객센터는 전화 하면 중간에 계속 끊어지고 ‘복구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5일 오후 카카오가 서버를 두고 있는 경기 성남시 에스케이씨앤씨 판교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바로 진압됐지만 카카오톡 등 카카오 서비스들은 여전히 장애가 빚어지고 있다. 카카오톡 오류 화면 갈무리
지난 15일 오후 카카오가 서버를 두고 있는 경기 성남시 에스케이씨앤씨 판교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바로 진압됐지만 카카오톡 등 카카오 서비스들은 여전히 장애가 빚어지고 있다. 카카오톡 오류 화면 갈무리

특히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선물하기 서비스만 이용해 주문을 받고 배송을 하는 식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주로 모이는 커뮤니티에는 이날까지도 피해사례를 호소하는 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 업체는 8천여곳이 넘고,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3조3180억원에 달한다. 수수료율은 상품의 종류별로 다르지만 15~30% 수준으로, 업계에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에 견줘 ‘폭리’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카카오톡 마비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의 피해 규모를 확인하기 위한 ‘카카오 피해 접수센터’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공연은 이 집계를 토대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소공연 쪽은 “카카오톡 사태로 소상공인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특히 문제가 발생한 후 44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정상적인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일부 서비스의 조속한 복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는 서비스의 공백이 커질 경우, 소상공인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소공연은 “자체적인 소통창구를 구축할 능력을 갖추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빅테크 플랫폼에 의존해야 하는 소상공인 매장은 갑작스러운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갖추지 못해 그 피해가 더욱 컸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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