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금융권 금리 인상 랠리가 지속되면서 마침내 시중은행에서 연 5% 예금 금리 시대가 열렸다. 케이비∙우리∙농협은행의 예금 금리가 연 5% 넘었다. 사진은 14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정기 예금 금리 안내문 모습.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중은행에 연 5% 예금 금리 시대가 열렸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대표상품인 ‘우리 원플러스 예금'은 전날 기준 연 5.18%(1년 만기 기준)의 예금 금리를 제공했다. 우리은행에 3000만원을 1년간 예치한다면 연 이자만 세후 기준 131만원이 넘는 셈이다. 해당 상품은 시장금리를 즉각 반영해 매일 적용하는 금리가 바뀌는 상품으로, 이날 기준 적용 금리는 연 4.98%를 기록했다.
케이비(KB)국민은행의 ‘케이비 스타 정기예금’ 상품도 시장금리를 반영해 매주 적용금리가 달라지는데, 이날 기준 1년 만기 금리는 연 5.01%를 나타냈다. 엔에이치(NH)농협은행의 ‘엔에이치올원 이예금’ 상품도 1년 만기 금리가 연 5.1%였다. 이날 기준 신한은행(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하나의 정기예금)의 예금 금리도 연 4.85%인 만큼 조만간 연 5% 금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지난달 12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자, 시중은행들도 바로 예∙적금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올린 바 있다. 오는 24일 한은이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예∙적금 금리도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또 최근 금융당국이 자금시장 경색 우려로 은행권에 채권 발행 자제를 요청하자, 수신 의존도가 커진 은행권은 예금 금리 올리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과 예금 금리 경쟁을 해야 하는 저축은행들의 속앓이는 심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금리 상한선(20%) 규제 때문에 저축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높게 올릴수록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달 말 한은 금통위 결정 이후 시중은행에서 수신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저축은행은 금리를 훨씬 더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저축은행들은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내부적인 비용 절감과 더불어 저신용자의 대출 기준을 높이는 등 안전한 고객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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