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9% 가까이 줄며 석 달 연속 뒷걸음질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역적자도 8개월 넘게 이어지며 올해 누적 무역적자가 500억달러에 육박했다.
관세청은 12월1∼20일 수출액이 33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줄었다고 21일 밝혔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앞서 지난 10월과 11월 수출액은 1년 전보다 각각 5.8%, 14% 줄어들었다. 이달에도 수출이 뒷걸음질하면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감소하게 된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24.3%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이달까지 5개월 내리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철강제품(-17.4%), 자동차 부품(-3.3%), 무선통신기기(-43.8%) 등도 수출액이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은 26.6% 급감하며 반년 넘게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다. 베트남(-20.6%), 일본(-12.2%), 대만(-22%) 등도 역성장했다.
이달 1∼20일 수입액은 40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9% 늘었다. 원유(15.4%), 가스(100.7%), 석탄(14.1%) 등 에너지원 수입이 일제히 큰 폭으로 불어났다. 반면 반도체(-14.9%), 석유제품(-22.5%) 등은 수입이 줄었다
이에 따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12월1∼20일 64억2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적자 규모는 한 달 전인 11월1∼20일(43억880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무역수지는 올해 4월부터 적자 행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489억68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1996년(206억2400만달러)의 2배가 넘는다. 올해 무역수지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700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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