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육아휴직에 들어간 사람 4명 중 3명이 엄마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빠의 육아휴직은 조금씩 늘어 처음 4만명을 돌파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1년 육아휴직 통계’를 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총 17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1% 늘었다. 이 가운데 엄마가 13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1400명가량 줄었지만, 전체 육아휴직자의 75.9%를 차지했다. 지난해 육아휴직에 들어간 아빠는 4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3천명 넘게 늘었다. 육아휴직자 4명 중 1명꼴로 아빠였던 것이다.
육아휴직 시점도 남녀 간 차이가 컸다. 2012년 아이를 낳은 ‘1자녀 부모’를 대상으로 지난 10년의 육아휴직 행태를 살펴본 결과, 엄마 육아휴직자는 대부분(81.9%)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반면 아빠 육아휴직자는 아이가 7살(20.1%), 6살(17.1%), 8살(14.1%)일 때 순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부모들만 봐도, 엄마는 65.2%가 육아휴직을 썼는데, 아빠는 4.1%만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그나마도 육아휴직은 대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제도나 다름없었다. 육아휴직을 한 엄마의 62.4%가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의 대기업 소속이었고, 50∼299명 기업에 속한 엄마는 14.1%, 5∼49명 기업에 속한 엄마는 18%, 4명 이하 기업에서 일하는 엄마는 4.9%에 그쳤다. 아빠의 경우도 같았다. 육아휴직을 쓴 아빠의 71%가 300명 이상 대기업 소속이었다. 지난해 출생아 부모를 기준으로 보면, 공공행정·사회보장 분야에서 엄마(80.4%)와 아빠(8.8%) 모두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았다. 엄마의 경우 숙박음식업(31.8%)이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저조했고, 아빠는 도소매업(2.2%)과 금융보험업(2.5%)에서 육아휴직 사용률이 극히 낮았다.
한편 엄마의 경우 임신한 뒤에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여전히 많았다. 지난해 출산한 엄마의 취업자(직업 보유자) 비중이 출산 360일 전에는 56.1%였는데, 출산일이 가까워질수록 비중이 줄어 출산 당일에는 46.8%까지 떨어졌다. 출산한 엄마의 취업 비중은 출산 뒤 한동안 등락을 보이다가 1년6개월(540일)가량 뒤부터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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