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카드사 대부분은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이용액은 늘었으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져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
9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 케이비(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삼성카드 등 5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연결·지배기업지분순이익 기준) 합계액은 총 2조387억원으로 집계됐다.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 당기순이익이 6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감소했고, 국민카드 당기순이익은 9.6% 줄어든 3786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3.4% 급감한 1920억원으로 감소 폭이 컸다. 반면 삼성카드는 당기순이익이 6223억원으로 12.9%나 늘었고, 우리카드는 1.69% 증가한 20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실적만 두고 보면 카드사들은 지난해 나쁘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크게 늘었고, 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카드론 등 대출 자산이 증가세를 유지했다.
신한카드는 전체 영업자산이 전년 말 대비 11.5%나 증가했다. 신용판매대금은 12.1% 늘었고,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장기카드대출(카드론)도 각각 7.3%, 3.7% 증가했다. 국민카드 역시 신용판매 대금이 9.5% 증가하고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도 각각 7.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는 신용판매대금이 27.8% 증가했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은 각각 7.9%, 8.8% 늘어났다. 삼성카드의 경우 신용판매 대금이 16.9% 급증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카드대출의 경우 현금서비스는 6.4% 늘었지만, 카드론은 7.6% 줄었다.
다만 여전채 발행 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자 비용이 늘어났다. 이는 카드사 실적을 가르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이자 비용으로 7107억원을, 국민카드는 5096억원을 지불했다. 삼성카드는 4333억원을 이자 비용으로 부담했다. 카드사는 고객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과 달리 자금의 대부분을 여전채로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높아지면 자금 조달에 드는 비용이 커지는 구조다. 최근 여전채(AA+) 3년물 금리가 4%대까지 떨어졌지만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올해 성적표도 낙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다.
경기둔화 가속화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도 순익 감소 요인이 됐다. 지난해 충당금 전입액을 보면 신한카드와 국민카드가 각각 5607억원, 5004억원에 달했다. 카드론을 줄인 삼성카드는 대손비용이 4423억원으로 적게 나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드 업계 전반적으로 이익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라며 “지난해 4분기 특히 조달금리가 치솟으면서 비용이 많이 늘어났는데 삼성카드는 그 전부터 미리 자금조달을 하는 등 조달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조달 금리 상승에 따른 여파로 지난해 실적이 대체로 감소됐다”며 “여전히 여전채 시장에 대한 불안정성과 추가 기준금리 상승 여부 등에 대한 대외 여건의 변수로 올해 카드 업계 실적에 대한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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