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이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는 조업 일수 증가로 인한 착시 효과로,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수입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벌써 지난해 연간 적자의 3분의 1을 넘어섰다.
관세청은 2월 1~10일 수출액이 176억1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1.9%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그러나 수출액을 조업일수로 나눈 하루 평균 수출액은 전년보다 14.5% 줄었다. 이달 조업일수가 8.5일로 지난해보다 이틀 늘어난 까닭에 이 기간 수출액도 증가하는 착시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한 바 있다.
품목별로 반도체 수출이 40.7%나 뒷걸음질했다. 조업일수 증가에도 수출 부진이 이어졌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반년 연속 내리막을 탔다. 무선통신기기(-8.3%), 가전제품(-32.9%), 컴퓨터 주변기기(-45.5%) 등도 수출이 줄었다.
대중국 수출액도 13.4% 감소했다. 대중 수출 감소는 이달까지 8개월 넘게 지속하고 있다. 반면 미국(48%), 유럽연합(53.3%) 등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225억8800만달러로 16.9% 늘어 수출보다 증가 폭이 컸다. 원유(44.9%), 가스(86.6%), 석탄(60.3%) 등 에너지 수입이 일제히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49억7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35억680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무역적자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계속되며 올해 1월(126억8900만달러)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액을 찍은 바 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176억22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474억6300달러)의 37%에 달했다. 두 달도 안 돼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액의 3분의 1을 넘어선 것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