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삶의 만족도’ 38개국 중 36등…아동학대·홀몸노인

자살률 10만명당 26명…20대·70대서 급증
3명 중 1명 “위기 상황에 도움받을 곳 없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이 증가하고 위기 상황에 도움받을 곳이 없다는 사람의 비율도 급증했다. 홀몸노인 비율이 늘어나고 아동학대피해 경험률도 크게 늘었다.

통계청이 20일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를 보면,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2021년 6.3점(0∼10점 척도)으로 1년 전과 견주어 0.3점 올랐다. 그러나 월 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경우 삶의 만족도가 5.5점으로 평균(6.3점)보다 0.8점이나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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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비교로 보면 한국의 삶의 만족도는 최하위권이었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세계행복보고서 2022’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5.9점(2019∼2021년 평균)으로 오이시디 회원국 평균(6.7점)보다 크게 낮았다. 한국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4.7점)와 콜롬비아(5.8점)밖에 없었다.

삶의 만족도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자살률과 여가생활 만족도는 악화하고 있다. 2021년 자살률은 10만명당 26.0명으로 1년 전보다 0.3명 증가했다. 특히 20대와 70대에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10만명당 자살률은 20대의 경우 2020년 21.7명에서 2021년 23.5명으로, 70대는 같은 기간 38.8명에서 41.8명으로 증가했다.

여가생활 만족도는 2021년 27%로 2019년(28.8%)보다 1.8%포인트 감소했다. 10대만 해도 47.9%가 여가생활에 만족한 데 반해 60대 이상에서는 18.8%에 불과하는 등 나이가 많을수록 여가생활 만족도가 낮았다.

65살 이상 노인 인구 가운데 혼자 사는 노인의 비율을 뜻하는 홀몸노인 비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홀몸노인 비율은 20.8%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늘었다.

국민 3명 중 1명이 신체적·정신적 위기 상황에서 도움받을 곳이 없다고 답하는 등 ‘사회적 고립도’도 악화했다. 사회적 고립도는 2021년 34.1%로 2019년(40.6%)과 견주어 6.5%포인트 늘었다. 사회적 고립도는 2013년 32.9%에서 소폭의 감소세를 보여왔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급격히 증가했다.

아동학대피해 경험률은 2021년 기준 아동 인구 10만명당 502.2건으로 2020년(401.6건)보다 약 100여건 급증했다. 2001년 10만명당 17.7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은 “아동학대 사례 건수는 아동학대 피해 신고 건수로 집계되고 있어 실제 학대 건수가 증가한 것인지, 신고 건수의 증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소폭 개선됐지만 가계부채는 악화했다. 2021년 1인당 국민총소득은 3949만원으로 1년 전보다 179만원 증가했다. 하지만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총액의 비율인 가계부채비율은 2021년 206.5%로 1년 전보다 8.7%포인트 늘었다. 한국 가구의 가계부채비율은 2008년 138.5%에서 지난 13년간 꾸준히 높아져 왔다.

이지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