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캠프’ 출신 김병준 “난 정치인 아냐…정경유착 고리 끊을 것”

‘코드 맞추기’ 논란 속 전경련 회장직대 취임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3일 정기총회를 열어,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출하고 쇄신안을 발표했다.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은 선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 경력이 정경유착 논란을 불러올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경련이 과거에 어떤 유착 고리가 있어서 고생했다면, 그 고리를 끊으려고 왔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의 상임선대위원장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지냈다. 경제 관련 이력이 없는 여권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불렀다.

그는 “전경련에서 나에게 이런 일을 해달라고 한 이유가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보고 한 게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소신과 철학을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유시장경제의 가장 기본은 소위 유착의 고리를 끊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스스로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누가 ‘전형적 정치인’라고 하더라. 대학에서 34년간 봉직한 학자로서 사회에서 필요할 때마다 역할을 했다”고 했다.

그는 정식 회장이 아닌 6개월 시한의 직무대행을 맡은 이유에 대해 “나는 비상시국에 들어왔지만 전경련의 주인은 여전히 기업들이라고 생각한다. 전경련이 정상화하면 기업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전경련 쇄신 방안에 대해서는 “일반 시민의 의식 수준과 소비자 권리의식이 매우 높아져 지금은 국민과 소통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다”며 “성공을 이룬 기업들이 젊은 세대와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기여 부분에서 지금보다 좀더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날 총회에서 쇄신 방안을 담은 ‘뉴웨이 구상’을 공개했다. 쇄신안은 국민 소통, 미래 선도, 글로벌 도약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을 정례화하고, ‘대중소(기업) 상생위원회’를 설립한다. 산하 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의 명칭과 성격을 바꿔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로 육성하는 한편, 주요 그룹 회장들로 구성된 글로벌 이슈 협의체(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설립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