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성생명 본사. 삼성생명 제공
삼성생명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 연임을 확정하고 배당 절차 변경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삼성생명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삼성생명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제 6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정관 개정, 이익배당 결의 등 4개의 안건을 논의하고 모두 통과시켰다.
이날 삼성생명 주총에서는 배당 절차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정관 개정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배당금이 얼마인지 확인하고 삼성생명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깜깜이 배당’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관행으로 해오던 ‘깜깜이 배당’ 제도를 개선하려는 당국의 방향이 맞다고 판단했다”며 “투자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문화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삼성생명 주총에서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3000원인 원안대로 통과됐다. 삼성생명의 배당 성향은 지난해 34%, 2021년 기준으로는 36.7%다.
현재 국내 기업 대부분은 배당받을 주주를 연말에 먼저 확정하고 배당금은 이듬해 2~3월에 정기 주총에서 결정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종 배당금이 확정되지 않은 채 주식을 거래하고 사후 이뤄지는 배당 결정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구조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31일 배당 기준일을 의결권 기준일과 분리해 정기 주총 이후로 잡을 수 있도록 상법 354조에 대한 새로운 유권해석을 내렸다. 분기 배당도 이 절차를 따를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상반기 안에 발의하기로 했다.
다만, 투자자가 체감하는 배당 확대는 아직 요원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절차가 개선되더라도 주요 보험사의 배당 성향은 해외 선진국 기준에 아직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영국이 45.7%, 미국이 40.6%, 일본이 36.5%에 달했지만, 한국은 20.1%에 그쳤다.
삼성생명은 전영묵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과 박종문 자산운용부문 사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의결했다. 전 대표는 2020년 3월 대표에 선임된 이후 지난해 12월 유임에 성공했다. 이번 주총에서 연임이 확정되면서 3년간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박종문 금융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TF) 부사장도 자산운용부문 사장으로 최종 선임됐다. 이사 보수 한도액은 전년과 동일하게 120억원으로 가결됐다.
이날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보험사들은 3월 말까지 주총을 열고 대부분 최고경영자 선임과 배당 절차 개선 등을 주된 안건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오는 17일에는 삼성화재, 현대해상의 주주총회가 개최된다. 오는 22일과 23일에는 한화손해보험과 한화생명, 오는 24일에는 디비(DB)손해보험과 흥국화재 등도 주총을 연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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