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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계열사 부진’에 허리 휘는 카카오…2년 새 주가 3분의 1 토막

등록 2023-07-20 17:15수정 2023-07-21 02:48

카카오 주가 16만→5만…키움증권 “재정비 필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정리 등에 3천억 영업손실 예상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아지트 모습. 카카오 제공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아지트 모습. 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계열사 구하기’에 현금을 쏟아붓고 있다.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을 떠안기까지 하는 모습이다. “카카오톡으로 돈 벌어 계열사 먹여살린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들어 카카오 계열사 수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시장에선 카카오를 두고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 2년 사이 카카오 주가는 15~16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카카오는 20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1천억원을 또 빌려줬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말에도 운영자금 명목으로 카카오에서 1천억원을 빌려갔다. 이번에 추가로 빌린 1천억원은 직원 구조조정 비용으로 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전체 임직원 1176명(지난해말 기준) 중 80%를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2019년 카카오 인공지능 랩(AI Lab)이 분사돼 설립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인공지능(AI)·챗봇·클라우드 등의 사업을 맡고 있는데,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지난해에만 16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클라우드 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정리하기로 하고, 구조조정에 나섰다.

카카오가 ‘지원’에 나선 계열사는 여기 뿐만이 아니다.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어 카카오브레인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7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연내 출시 예정인 ‘코지피티(KoGPT)’를 포함해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 쪽에서 보면,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투자를 멈출 수 없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네이버에 견줘 클라우드·인공지능 분야 기술 개발을 늦게 시작했다. 아직은 수혜보다는 비용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아지트 내부 모습. 카카오 제공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아지트 내부 모습.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2014년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이후에도 인수·합병과 사업 확장을 거듭해, 지난 10여년 사이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대기업집단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82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며, 카카오 계열사 수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 등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카카오 계열사는 1분기 공시 기준으로 2021년 139개, 2022년 152개, 올해는 167개에 달했다.

카카오의 사업구조 조정과 그에 따라 계열사에 불어닥친 인력 구조조정 바람은 지난 2년간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였던 카카오의 채용도 얼어붙게 하고 있다. 당장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밀려나는 임직원 800여명을 ‘카카오 공동체’라 불리는 기업집단 안에서 재고용하는 형태로 흡수하려다 보니, 신규 고용은 엄두도 못내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재고용과 업계 취업알선 등을 통해 자리잡지 못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데, 그 파급력이 판교 정보기술 업계까지 미치고 있다.

카카오의 계열사 살리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지난 5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에는 데이터센터 다중화 작업에 따른 인프라 비용 증가와 인공지능·클라우드·헬스케어를 포함한 뉴이니셔티브에 예상보다 많은 수준의 투자가 진행돼, 다소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는 노력을 진행 중에 있고,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들은 정리 계획이지만 과감한 투자는 계속될 예정이라 올해 연간 영업손실이 3천억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19일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라는 제목의 카카오 분석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투자와 뉴이니셔티브의 영업적자, 카카오 주요 계열사의 인력 효율화에 따른 단기적 비용 추가 등을 감안해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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