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판가름난 11일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워크아웃 개시 결정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 주주에게 악재가 될 수 있는 출자전환 등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서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 주가는 전날보다 각각 18.77%, 3.30% 상승으로 마감했다. 거래량도 전날보다 늘었다. 다만 에스비에스(SBS)는 장중 상승과 하락을 오가다 0.73% 떨어진 채로 장을 마쳤고, 거래량도 워크아웃 신청(12월28일)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었다.
이날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은 워크아웃 개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워크아웃 진행 과정에서 주주에게 악재로 인식되는 이벤트가 발생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대표적인 게 출자전환이다. 채권단이 보유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이 진행되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는 희석된다. 무상감자 우려도 있다. 감자는 주식 수를 줄여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부채비율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무상감자는 감자에 따른 보유 주식 수 감소에 대해 특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감자가 끝난 뒤에는 유통주식 수가 줄어 주가 변동성이 커지기도 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날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되면서 태영건설도 비슷한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본다. 2009년 워크아웃을 신청했던 금호산업(금호건설)도 출자전환과 무상감자를 모두 단행한 바 있다. 산업은행 출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몰랐던 빚이 더 발견되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출자전환이나 무상감자가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