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감위의 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삼성 계열사들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을 ‘조건부 승인’ 하면서 내놓은 권고안을 22일 삼성이 공개했다. 삼성 준감위는 “(전경련이 이름을 바꿔 출범하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약속한 싱크탱크 중심의 경제단체로서의 역할에 맞지 않는 행위를 할 경우 즉시 탈퇴할 것”을 권고하며 이같은 안을 내놨다. 즉시 탈퇴에 해당하는 행위로는 △부도덕하거나 불법적인 정경유착 행위 △회비·기부금 등의 목적 외 부정한 사용 △법령·정관을 위반하는 불법행위 등을 꼽았다. 전경련은 이날 총회를 통해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꿨다.
준감위는 △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할 경우에 위원회의 사전승인을 얻을 것 △특별회비 등 명칭을 불문하고 통상적인 회비 이외의 금원을 제공할 경우에는 사용 목적과 사용처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후 위원회의 사전승인을 얻을 것 △매년 한경협으로부터 연간 활동내용 및 결산 내용 등을 통보받아 위원회에 보고할 것도 주문했다.
삼성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3가지 사항을 권고했으며, 삼성전자 등 4개사는 준감위의 귄고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4개사는 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다. 삼성증권은 최근 이사회에서 “정경유착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며 전경련에 합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삼성·에스케이(SK)·현대자동차·엘지(LG) 등 4대 그룹 계열사 15개사는 이날 열린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전경련 회원사로 합류했다.
이날 엘지그룹도 전경련 재가입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냈다. 엘지는 “㈜LG와 LG전자 두 회사가 이에스지(ESG)위원회를 열어 전경련 재가입에 관한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며 “내년 2월 정기총회까지 전경련이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전환이라는 혁신안을 제대로 실행하는지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은 회사측에서 제안 또는 요청한 뒤 주기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엘지는 전경련에 △정치적 중립 유지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준비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엘지는 “전경련이 개별 기업이 파악하기 어려운 글로벌 경영정보 제공과 정책적 대응 방향 제시, 축적된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바탕으로 민간 경제외교 분야에서 구심적 역할을 수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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