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역에서 출발 대기 중인 KTX 열차 내에 정부가 배포한‘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 책자 홍보물이 비치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발간한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 책자를 이달들어 이날까지 8일간 KTX·SRT 열차 좌석에 비치한 문제를 둘러싸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코레일 내규) 위반인지 아닌지 추후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 상당수가 이견이 있는 상황에 이런 홍보물을 KTX에 두는 것은 공익적인 정보 제공 및 홍보 목적으로 열차 내 간행물을 비치해야 한다는 코레일 내규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1일 코레일에 협조 공문을 보내 KTX와 SRT 열차 좌석에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이라는 제목의 책자 총 7만5천여부를 비치했다. 열차 내 비치 기간은 이날까지로, 8일부터 회수될 예정이다. 코레일의 ‘열차 내 비치 간행물 운영내규’ 제5조는 ‘정치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도서 및 정부, 지자체 등의 홍보성 간행물은 원칙적으로 비치 금지’라고 명시하고 있다.
원 장관은 “장관이 직접 열차 내 홍보물 비치 지시를 했느냐”는 한준호 의원(민주당)의 질의에는 “전혀 관련이 없다. 배포회사와의 계약에 의해 문화체육관광부가 한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당의 박상혁 의원은 “이게 대체 KTX냐, 신칸센이냐. 얼마 전에는 한 수십억을 들여 유튜브를 만들더니 이제는 우리 국민들이 타고 다니는 이 KTX와 SRT에 이런 책자를 배포하는 게 과연 대한민국 정부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의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 홍보 책자물 관련 내용이 화면에 나타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원 장관은 서범수 의원(국민의힘)이 “홍보물 비치는 오히려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국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라고 묻자 “의원님 말씀에도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저는 모든 메뉴가 다 수산물”이라고 했다. 이어 2020년 1월 당시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도 KTX와 SRT에 경제 지표 관련 정부 홍보물을 배포한 바 있다는 서 의원의 지적에 원 장관은 “그때 문제 제기를 못 한 야당의 전투력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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