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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부, KTX에도 ‘오염수 안전’ 홍보 책자 뿌려…“신칸센이냐”

등록 2023-09-06 16:09수정 2023-09-06 18:35

유튜브 광고 이어 KTX·STR에 4천만원어치
정부가 1일부터 7일까지 KTX 열차에 비치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 책자.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정부가 1일부터 7일까지 KTX 열차에 비치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 책자.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10억원을 들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에 위험하지 않다는 취지의 유튜브 광고 등을 내보낸 정부가 이번에는 케이티엑스(KTX)·에스알티(SRT) 고속열차에 ‘오염수 괴담’ 대응 책자를 배포했다. 책자 인쇄·배포에는 4000만원의 세금이 들어갔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1일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이라는 제목의 책자 7만5000부를 KTX(6만부)와 SRT(1만5000부) 열차 좌석에 비치했다. 책자는 7일까지 비치됐다가 8~12일 사이 회수될 예정이다.

해당 책자의 발행처는 ‘대한민국 정부’이고 책자 전면에는 ‘과학과 진실로 국민 건강을 지키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책자는 ‘문 정부는 방류 반대했는데 윤 정부는 찬성한다?’, ‘방류된 오염수는 방사성 물질 범벅이다?’, ‘방류 오염수가 3개월 뒤 우리 바다 덮친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일본을 편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IAEA만 믿고 검증도 하지 않는다?’, ‘오염수 방류하면 우리 소금 오염된다? 등 10가지 질문을 나열하고는 “가짜뉴스다”, “억측이다”, “사실과 다르다”는 답변을 달았다. 예를 들어 ‘삼중수소는 어류에 농축돼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질문에는 “비과학적 주장”이라며 “일본은 오염수 속 삼중수소를 1500베크렐 이하로 떨어뜨려 배출할 계획이어서, 방사선 전문가들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고 말한다”는 설명을 다는 식이다.

정부가 1일부터 7일까지 KTX 열차에 비치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 책자 목차. 박상혁 의원실 제공
정부가 1일부터 7일까지 KTX 열차에 비치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 책자 목차. 박상혁 의원실 제공

이를 위해 약 40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문체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보낸 답변을 보면, 문체부는 인쇄비로 2120만원, 배포비로 1815만원을 썼다. 문체부는 “우리 어민과 소상공인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과학에 근거한 정확한 정보와 정부 대응 상황을 알려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책자를 인쇄·배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 우려가 매우 높고, 찬반 논란이 뜨거운 이슈에 대해 공공재인 철도를 일방적인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한 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다”고 비판했다. 철도노조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언제부터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이었냐”며 “KTX에 비치된 일본 정부 홍보 책자를 수거해 신칸센(일본의 고속열차)에 비치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최근 열차를 이용했다는 한 승객도 자신의 블로그에 책자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오염수는 일본이 방류하는데 왜 우리 세금을 들여서 홍보를 하나. 어이가 없어서 사진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삼중수소는 토양이나 채소는 물론 공기에도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 먹어도 기준치 이하면 인체에 별 영향이 없다” “커피 한 잔을 드셔도 그리고 우유 한 잔을 드셔도 계란 하나를 드셔도 다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인체에) 피폭을 받는다. (오염수가 방류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거라는 우려는 전혀 하지 않으셔도 된다” 등의 발언이 담긴 영상을 제작해 ‘대한민국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정부는 해당 영상을 유튜브 영상 재생 시 나오는 앞·뒤·중간 광고로도 송출했다. 영상 제작·송출에 10억원의 문체부 예산이 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튜브를 재생하면 본 영상이 나오기 전 나오는 ‘광고’에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영상물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유튜브를 재생하면 본 영상이 나오기 전 나오는 ‘광고’에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영상물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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