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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공시가격 현실화’ 개편안 발표 미룬 정부, 정책 불확실성 키웠다

등록 2023-11-20 19:26수정 2023-11-21 10:35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열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열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달 중으로 예고했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개편안 발표를 돌연 미뤘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수립된 계획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면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애초 올 하반기 중 발표를 예고했다가 기약 없이 정책 결정을 미룬 모양새로, 정부는 내년에 적용할 현실화율만 조만간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수립 방안’ 연구 용역을 수행 중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일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기존 현실화 계획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시가격이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비롯해 60여개 조세·사회보장 제도에 활용되는 부동산 가격 행정 자료다. 종부세의 경우 시세에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적용한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현재 60%)을 곱해 과세표준을 구하고, 과표에 세율을 적용해 정해진다.

“근본적 재검토”라는 조세재정연구원의 ‘한 줄’ 의견 제시는 예상 밖이다.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개편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지난해 6월 현실화 계획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하며 “공시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내년 중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올해 현실화율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지난해 11월 공청회에서 조세재정연구원은 검토하고 있는 현실화 계획 개편 시나리오 중 하나로 ‘현실화율 최종 목표 80%로 하향 조정’ 등의 안을 일찌감치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11월 수립된 첫 로드맵에서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최종 목표치는 90%이고, 목표 달성 시점은 2028∼2035년으로 정해진 바 있다.

앞선 예고와 달리 ‘근본적 재검토’를 들고나온 배경에 대해 송경호 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행 계획에서 부분적 개선만 해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목표 현실화율과 이행 기간을 일부 손보는 것만으로는 부동산 보유세 부담 확대, 유형별·가격대별 공시가격 불균형, 집값 하락기에서 나타난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역전 현상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단 얘기다. 공청회에 참석한 이유리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 또한 “여러 대안을 놓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부분적 수정만으론 어렵겠다고 판단했다”며 “모든 대안을 열어놓고 다시 생각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공시가격 현실화율 계획 폐지도 검토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현실화 계획 개편 일정을 돌연 미룸으로써 정책 불확실성이 한껏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시가격 조사평가 실무를 하고 있는 강춘남 태평양 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는 “정책의 효율성과 합리성, 국민의 예측 가능성을 담보하는 공시가 현실화 계획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은 “공시가격을 세 부담을 올리고 내리는 수단으로 정부가 인식하는 것 자체가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도 공시가격에 적용할 현실화율은 조만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보유세 부담 2020년 수준’이란 정부 목표에 따라 기존 계획상 현실화율(공동주택 기준 평균 72.7%)이 아닌 2020년에 쓰였던 현실화율(69%)을 사용한 바 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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