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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3분기 ‘하위 20%’ 가구만 소득 줄고 지갑도 닫았다

등록 2023-11-23 16:51수정 2023-11-24 02:30

전체 가구 소득 3.4%·소비 3.9% 증가
하위 20%는 2개 분기째 소득 뒷걸음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3분기(7∼9월) 가계소득이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하위 20% 저소득 가구만 소득이 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취약가구일수록 가뜩이나 고물가 부담이 큰 편인데 월소득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뒷걸음질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훨씬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3분기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명목 기준)은 503만3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에 견줘 3.4% 늘었다. 앞서 국내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올해 1분기 4.7%에서 2분기 -0.8%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2분기 기준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 바 있다. 3분기에는 근로소득과 이전소득(국민연금 등)이 각각 3.5%, 11.7% 늘며 소득 반등을 이끌었다. 물가 상승분을 제거한 3분기 실질 소득도 0.2% 늘어나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소득 계층별 사정은 확연히 다르다. 전체 가구 중 소득 하위 20% 가구만 소득이 0.7% 줄었다. 이 가구의 소득은 올해 2분기에도 0.7% 감소했었다. 하위 20% 가구 소득이 2개 분기 연속으로 뒷걸음질한 건 2018년 1∼4분기 이후 19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특히 3분기에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9.2%, 12.7%나 곤두박질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3분기 호우 영향으로 건설업 등 임시·일용 종사자의 근로소득이 줄고, 비 피해로 농가의 사업소득도 감소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임시·일용직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만8천명 급감했다. 정부가 강조하는 경기 ‘상저하고’(상반기 나쁘고 하반기 회복) 흐름과 고용 호조세가 저소득 취약 계층에는 남의 일인 셈이다.

반면 중·고소득층은 소득 증가세가 뚜렷했다. 3분기 소득 상위 20% 가구 소득은 4.1%, 상위 20∼40% 가구 소득은 5.0% 각각 늘었다. 상위 20%와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 격차는 지난해 3분기 928만원에서 올해 3분기 972만원으로 1년 만에 약 44만원 확대됐다. 

벌어진 소득 격차는 가계의 씀씀이에도 영향을 미쳤다. 3분기 전체 가구가 상품·서비스 구매 등에 쓴 월평균 소비 지출액은 280만8천원으로 전년 대비 3.9% 늘었다. 증가폭은 앞선 2분기(2.7%)보다 확대됐다. 하지만 하위 20% 가구의 소비 지출은 0.7% 줄어 전체 가구 중 유일하게 지갑을 닫았다. 하위 20% 소비 지출이 감소한 건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코로나 때인 2020년 1분기(-5.4%)와 올해 3분기 두 번뿐이다. 이처럼 지출을 줄였음에도 하위 20% 가구 중에 56%가 가계 수지 적자를 냈다.

반면 3분기 상위 20% 가구의 소비 지출은 6.5% 늘어 전체 가구 가운데 씀씀이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부)는 “물가 상승을 고려한 저소득 가구의 실질 소득은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라며 “자영업 등 저임금 노동자 일손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경제 여건인데도 저소득층 소득이 2분기 연속 줄어들었다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고령화와 경기 영향, 재정의 역할 등 그 원인을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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