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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고소득층 해외여행 갈 때, 중산층 이하는 지갑을 닫았다

등록 2023-05-30 05:00수정 2023-05-30 20:20

상위 20%, 해외여행비 등 실질소비 12.4%↑
소득 감소 중산층·중하위층은 지갑닫아
하위 20%, 입원비 등 생계비 증가 탓 소비늘려
인천공항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공항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경제의 허리 격인 중산층과 소득 중하위 계층의 지난 1분기(1∼3월) 실질 소비가 정체되거나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활동 재개로 해외여행 등에 지갑을 활짝 연 고소득층과 딴판이다. 이는 중산층이 물가 급등에 따른 실질 소득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소득층의 경우 실질 소득 감소에도 병원비·식대 등이 급증한 까닭에 울며겨자먹기로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실질 소비 지출액(물가 영향 제외)은 지난해 1분기에 견줘 6.4% 증가했다. 1분기 중 소비자 물가가 4.7% 올랐으나 씀씀이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늘린 셈이다. 그러나 소득 계층별로는 사정이 확연하게 다르다. 1분기 소비 증가를 이끈 건 고소득층이다. 소득 상위 20%(5분위) 고소득 가구의 지난 1분기 실질 소비는 전년 대비 12.4%나 급증했다. 코로나19 일상 회복 전환으로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살아난 까닭이다.

상위 20% 가구의 교통비 지출이 1년 전보다 77.7% 불어났다. 교통비 중에서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출고가 늦어졌던 자동차 구입비와 해외여행을 위해 개인적으로 구매한 항공권 등 기타 운송비 지출액이 각각 184.1%, 119.4% 늘었다. 이에 따라 교통비가 상위 20% 가구의 실질 소비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10.3%에서 올해 1분기 16.3%로 확대됐다.

소득 5분위 가구의 오락·문화비 지출 비중도 7.8%로 1%포인트 커졌다. 국내·외 패키지여행을 포함해 단체 여행에 쓴 돈이 713.5% 급증세를 보인 까닭이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단체 여행비 중 특히 해외여행을 위한 지출 증가폭이 국내 여행보다 훨씬 컸다”고 말했다.

반면 중산층에 포함되는 소득 상위 40∼60%(3분위) 가구의 실질 소비는 전년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 아래 계층인 소득 하위 20∼40%(2분위) 가구의 실질 소비는 되레 3.8% 감소했다. 고소득층과 달리 중산층 이하 계층은 소득 증가가 물가 상승에도 못 미쳐 실질 소득이 줄어들자 씀씀이를 과거보다 오히려 줄였다는 의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분기 상위 40∼60% 가구와 하위 20∼40% 가구의 실질 소득은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2.1%, 2.4% 줄어들며, 물가 상승을 고려해도 실질적인 벌이가 늘어난 고소득층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눈에 띄는 건 1인·노인가구 비중이 높은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가 실질 소득 감소에도 소비를 8.6%나 늘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출 항목별로 살펴보면 이들 저소득층의 소비 증가를 견인한 것은 주로 입원비를 포함한 보건비(19.8%), 주거·수도·광열비(7.6%) 등 필수 생계비에 해당한다. 이 같은 지출 증가 여파로 하위 20%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적자액(월 46만원, 명목 소비지출-처분가능소득)은 1년 전보다 47.2%나 불어났다. 이 과장은 “중산층 등은 소득 증가가 물가 상승을 못 쫓아가는 실질 소득 감소 영향으로 지출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저소득층의 경우 소득 감소에도 필수적으로 써야 할 데가 있는 탓에 소비가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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