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계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집권연합보다 국정운영 연합이 더 넓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치 일선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게 된다면 보수 통합과 중도로의 확장을 위한 역할을 최우선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토부 등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발표한 직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 돌아가서 당과 (총선 행보에 대해) 상의를 할 것”이라며 “이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해 가장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 중 하나이고, 당에서도 오랜 기간 많은 간판을 달고 많은 선거를 치른 사람으로서 어떤 희생과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그에 걸맞는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당에 필요한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 했던 지난달 21일 발언에 이어, 험지 출마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원 장관은 “정치는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을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보수 통합, 중도로의 확장은 제가 늘 생각하는 정치의 기본 방향 중 하나다. 대선 때 같이 했던 세력은 당연히 함께해야 하고, 그거보다 더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 등과 함께 총선을 치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도층의 지지도 끌어낼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원 장관은 “정치 일선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게 되면 보수 통합과 중도 확장을 위한 역할을 최우선으로 두고 움직일 생각”이라며 “집권연합보다 국정운영 연합이 더 넓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남겼다.
원 장관은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임기를 시작하기 전에 엘에이치 혁신 방안과 층간소음 해소 방안 마련은 매듭 짓고 떠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 제기에 맞서 돌연 ‘백지화’를 선언했던 서울-양평고속도로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추천한 전문가들과 함께 여러 노선을 놓고 검증하자”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임기 중 주택 시장에 대한 미세 조정을 통해 인위적인 가격 억제나 무리한 부양 없이 관리해 왔다고 생각한다”는 자평도 꺼내놨다. 원 장관은 “지난해 금융 경색을 막고자 수요 금융을 풀면서 3∼4개월의 시차를 두고 올 상반기 국지적 (집값) 상승이 있었다”며 “그러나 10월 특례보금자리론이 부분적으로 마감되었고 내년 1월에 또 마감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전체적으론 대출 제한으로 큰 틀의 평균적 (집값 상승) 흐름이 다시 한번 꺾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불발로 엑스포 일정과 연계 추진됐던 가덕도 신공항과 부산 북항 개발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계기는 엑스포였으나 지역균형발전과 부산·울산·경남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며 “국가가 계획을 세우고 약속한 것은 뚜벅뚜벅 일관 되게 가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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