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세종시 소정면에 있는 포스코퓨처엠 세종2공장에서 산업공급망 전략회의가 열렸다. 연합뉴스
정부가 첨단 제품에 필수적인 흑연과 국민 경제에 밀접한 요소 등 185개 품목을 ‘공급망 안정품목’으로 지정해 특정국으로부터의 수입 의존도를 2030년까지 50% 밑으로 낮춘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국의 수출 통제로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8개 소재·광물은 특별 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자립화와 수입처 다변화를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발표한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에서 수입 의존도가 높고 국내 산업에 영향이 큰 185개의 ‘공급망 안정품목’을 선정해 지난해 평균 70% 수준인 중국 등 특정국 수입 의존도를 2030년까지 50% 밑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산업부 쪽은 “우리 경제는 중간재 및 특정국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아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취약하다”며 “공급망 위기를 상수로 생각하고 전략을 세워 나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공급망 안정 품목은 첨단 전략산업(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 전기전자), 주력·신산업(자동차, 조선, 기계, 로봇, 항공), 기초 소재산업(금속, 섬유, 세라믹, 화학) 분야에 두루 걸쳐 있다. 정부는 전문가 100여명으로 위원회를 꾸려 ‘수입액 100만달러 이상, 수입 의존도 50%, 특정 3국 수입 의존도 70% 이상’인 1719개 품목을 추려낸 뒤, 국내 산업 영향과 수입 대체 가능성, 수급 전망 등을 고려해 185개 품목을 선정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8대 산업 16개 품목은 ‘공급망 선도 프로젝트’ 대상으로 따로 지정해 집중 관리한다. 8대 산업은 배터리 음극재와 양극재, 반도체 소재와 희귀가스, 희토류 영구자석, 요소, 마그네슘, 몰리브덴 등이다. 대부분 최근 중국 정부가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수급 불안이 커진 품목들이다.
올해 1∼10월 수입통계를 보면, 반도체 제조용 가스인 네온(81.3%), 배터리 음극재 소재인 천연흑연(97.7%), 첨단 기기에 두루 사용되는 희토류 영구자석(86.4%) 등의 대중국 의존도는 절대적 수준이다. 첨단 소재가 아님에도 중국의 통관 지연으로 수급 불안이 나타난 차량용 요소의 중국 의존도도 90.3%에 이른다.
정부는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는 자립화, 다변화, 자원 확보 등 3가지가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자립화를 위해 정부는 보조금 책정 등 국내 생산 시설 투자를 적극 지원한다. 주기적으로 중국발 수급 불안이 되풀이되는 요소는 내년 국내 생산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해 전구체, 흑연, 수산화리튬, 희토류 영구자석 등 14개 공급망 안정품목에 대해서는 국내 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한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서는 수입 보험 지원 대상에 공급망 안정품목을 추가하고 보험 한도를 1.5배 높인다. 최근 산업용 요소의 중국 외 수입 비용 지원처럼 상황에 맞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핵심 광물 비축도 확대한다. 35개 핵심 광물의 비축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비축량을 평균 100일분으로 늘린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의 경우 현재 국내 공공 비축량이 6일치에 불과한데 올해 정부 예산 2천억원을 투입해 30일분까지 늘린다. 전기차 모터용 희토류 영구자석 소재인 네오디뮴은 국내 수요의 1년분을 올해까지 추가 비축한다.
이외에도 민간의 해외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해 특별 융자 지원 비율을 사업비의 30%에서 50%로 확대한다. 광업권 해외 투자를 하면 투자금의 3%를 세액공제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김회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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