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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윤석민 회장 ‘TY홀딩스 지분’ 내놓나…워크아웃 성패 달려

등록 2024-01-08 18:00

지주사 지분 채권단이 확보하려
9일 내놓을 추가 자구안에 관심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후통첩(4일)→한덕수 총리 경고(7일)→태영그룹 자구안 이행 확약(8일). 

무산 위기로 치닫던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일단 중대 고비는 넘었다. 버티던 태영그룹이 채권단과 합의한 기존 자구안 이행 확약과 함께 채권단 반발을 샀던 계열사 매각대금의 잔여금 890억원을 완납해서다. 이제 태영그룹은 오는 11일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채권단협의회 회의 전 제출할 ‘추가 자구안’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특히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지주사 보유 지분 전량을 채권단에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 추가 자구안 내놔라 

태영그룹을 바라보는 채권단과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8일 태영그룹이 보도자료를 내어 이행을 확약한 기존 자구안으로는 워크아웃 개시가 어렵다는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충분하고 구체적인 추가 자구안을 제시해 채권단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참석자와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자리엔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등이 함께했다. 정부의 최고위급 연석회의에서 ‘추가 자구안’의 필요성을 분명히 한 셈이다.

정부와 채권단이 콕 집고 있는 추가 자구안의 핵심은 윤 회장의 티와이홀딩스 지분(25.4%) 전량을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으라는 것이다. 태영그룹 총수 일가가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은 33.7%다. 채권단 한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부실 경영에 직접 책임이 있는 당사자인 윤석민 회장이 지분 일체를 채권단에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 왜 대주주 지분인가

채권단의 대주주 지분 요구는 형식상 ‘고통 분담’ 원칙에 따른 것이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돈을 댄 채권단은 물론 임직원과 협력사,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만 떠안게 될 경우 워크아웃 개시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워크아웃에서도 총수의 지분 담보나 사재 출연이 빠지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대주주 지분 요구는 채권단의 전략적 포석도 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태영그룹이 꼼짝할 수 없도록 단단히 목줄을 쥐기 위해 윤 회장의 아킬레스건인 지주사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설령 워크아웃 개시가 되더라도 그 이후 실사·기업개선계획 수립과 이행 과정에서 얼마든지 채권단과 윤 회장 간 이견이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워크아웃이 난항에 빠질 수 있다. 이때를 대비해 윤 회장의 그룹 지배권을 채권단이 손에 넣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채권단 핵심 관계자는 “(태영 총수 일가가) 워크아웃 초기 단계부터 (기존 자구안을 이행하지 않는 등) 일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워크아웃 개시 이후 회사를 살리는 작업은 훨씬 어렵고 지난한 과정이다. 앞으로의 과정을 위해서도 윤 회장의 지분 담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영그룹 쪽은 조만간 추가 자구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태영그룹 고위 관계자는 “9일 아침에는 추가 자구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큰 틀에서 오늘 밤까지는 추가 자구안을 확정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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