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150~200원 비싸도 판매 꾸준히 늘어
수입차 증가 영향…정유사들 판촉 경쟁
수입차 증가 영향…정유사들 판촉 경쟁
국제 원유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일반 휘발유보다 1ℓ당 150~200원 정도 비싼 고급 휘발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24일 정유회사들의 자료를 보면, 고급 휘발유 판매량이 올들어 꾸준히 오름세다. 에스케이㈜는 지난해 10월 1만800드럼이었던 고급 휘발유 판매량이 지난 3월 13800드럼으로 27.8% 증가했으며, 다른 정유사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에스케이㈜ 관계자는 “올들어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고급 휘발유 판매량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고급 휘발유는 옥탄가(휘발유가 연소할 때 이상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나타낸 수치)가 일반 휘발유보다 높은 제품으로, 완전연소가 되기 때문에 연비가 높고 엔진을 보호해 준다.
이에 따라 정유회사들도 최근 새로운 브랜드의 고급 휘발유 제품을 내놓으면서 적극적으로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24일 고급 휘발유 브랜드인 에쓰-가솔린 프리미엄(S♥Gasoline Premium)을 발표하고 전국의 30여개 계열주유소에서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수입차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고급 휘발유 찾는 사람들도 증가해 시장공략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고급 휘발유 브랜드인 킥스 프라임을 내놓은 지에스칼텍스는 판매 주유소를 현재 수도권 및 광역시의 60개소에서 4월말까지 12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4월 중순부터 6월말까지 킥스 프라임 체험권, 판촉물 제공 등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에스케이㈜는 고급 휘발유 브랜드 솔룩스 판매소를 현재 전국 180여개에서 연말까지 200여개로 늘린다고 밝혔다. 에스케이는 또 올 하반기부터 솔룩스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이벤트를 상설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1월 고급 휘발유 브랜드인 카젠을 출시했으며, 당시 10여개에 그쳤던 판매 주유소를 현재 6대 도시 36개 주유소로 늘렸다. 이처럼 4대 정유사들이 고급 휘발유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이들 사이의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997년 이후에 내수시장이 포화된 상태”라며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정유사들이 고급 휘발유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체 휘발유 시장에서 고급 휘발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0.5% 이지만 앞으로 시장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협회 박진호 과장은 “기름값이 올라가고 있지만 고급 휘발유를 쓰는 사람들이 주로 수입차를 운행하고 있는 만큼 가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입차 판매가 늘고 있으므로 앞으로 고급 휘발유 시장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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