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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 지분분쟁, 현대건설 인수위한 증자가 ‘씨앗’

등록 2006-05-03 20:01수정 2006-05-04 01:09

계열사 증자추진에 KCC 지분 털고 중공업은 사들여
‘정씨’쪽 적통 승계의지에 중공업은 상선과 시너지 기대

현대집안 지분분쟁 흐름 들여다보니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둘러싼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간의 분쟁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무리하게 증자를 추진한 것이 화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씨씨(KCC)가 현대엘리베이터의 보유지분을 전량 팔고,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의 지분을 대량 매입한 바탕에는 이런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증자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현대가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3일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현대엘리베이터 등 3개 계열사가 모두 8천억~9천억원 가량의 증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럴 경우 현대상선과 엘리베이터 등의 주식가치가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상선은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어 3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현대상선은 3일 증자 목적을 ‘현대건설 등 인수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공개매각될 현대건설 인수에는 약 4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 관계자는 “케이씨씨가 3월27일 엘리베이터 주식 전량(25.54%)을 외국계 회사인 쉰들러홀딩에 서둘러 매각한 것이나 노르웨이의 골라LNG가 지난달 27일 현대상선 지분 26.68%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한 것은 증자에 따른 주식가치 하락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케이씨씨는 엘리베이터 주식을 주당 5만7천~7만원에 매입해 주당 8만2천원에 매각했다. 골라LNG는 현대상선 주식을 주당 1만5천원에 매입해 현대중공업에 주당 1만8천원에 매각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지분을 사들인 것은 현대건설의 적통을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에게 넘길 수 없다는 ‘정씨들의 정서’와 함께 현대상선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을 비롯한 ‘정씨’들은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사후 현정은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것을 친정 어머니인 김문희씨(현대엘리베이터 대주주)가 사실상 현대그룹을 접수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현대그룹이 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씨들의 현대그룹 장악을 돌이킬 수 없는 일로 만들 것이라고 걱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의 ‘모태’라는 특별한 인연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1976년 설립된 현대상선(당시 아세아상선)은 당시 현대중공업이 외국의 선주로부터 수주를 받아 건조했다가 거부당한 선박 3척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현대상선의 선박 125척을 건조했고, 현재도 20여척을 건조중이다. 현대가의 소식통은 “현대중공업 쪽은 현대건설에는 관심이 없지만 현대상선 인수에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당장 움직이기보다는 해운업황이 지금의 꼭지점을 지나 하락세로 접어든 내년 이후를 기다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3일 이번 유상증자가 절차와 목적에 문제가 있다는 금융감독원의 지적에 따라 유상증자 방식을 변경했다. 현대상선은 애초 일반공모에서 실권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계열사인 현대증권이 총액인수하기로 했으나 이럴 경우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금지 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실권주 처리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현대그룹 쪽은 “현대증권이나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증자를 추진한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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