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927.9원
미국 달러화 값이 8년7개월 만에 처음으로 920원대로 떨어졌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일 종가(939.6원)보다 11.7원 떨어진 달러당 927.9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1997년 10월23일치 환율인 921.00원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 하락폭도 지난해 10월26일 12.5원이 떨어진 이래 반년 만에 가장 컸다.
이날 외환시장은 개장 때부터 전날 종가보다 4.8원 내린 934.8원으로 시작해, 오전 9시35분 일찌감치 930원선이 무너졌다. 그 뒤 반발 매수로 소폭 올라 930원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추가로 내리면서 장을 마쳤다.
이날 달러 약세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상 기조의 종결을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과 중국 위안화 절상 기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4월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것도 영향을 끼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서 달러 공급은 많지 않았지만 역외세력이 적극적으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여 환율 하락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화 약세는 엔-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주어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111엔대로 폭락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900원선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와 최근 환율 내림세가 지나치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정욱 우리은행 외환시장팀 과장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달러 약세로 원화와 엔화가 동반 하락했다”며 “원화가 다른 아시아권 통화에 견줘 이미 절상폭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엔-달러 추가 하락이 있더라도 원-달러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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