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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두바이, 사막에서 솟아난 금융 오아시스

등록 2006-05-15 18:46수정 2006-05-15 18:50

두바이는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라는 금융자유지대를 만들어 외국 유수의 금융기관들을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본관은 ‘개선문’을 본떠 지었으며, 주변 14만평의 대지에 아랍원유거래소 등 각종 거래소와 인프라 시설을 현재 건설중이다.
두바이는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라는 금융자유지대를 만들어 외국 유수의 금융기관들을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본관은 ‘개선문’을 본떠 지었으며, 주변 14만평의 대지에 아랍원유거래소 등 각종 거래소와 인프라 시설을 현재 건설중이다.
도약하라! 한국경제
신흥 금융허브에 가보니
자동차운전자들이 내는 높은 기름값이 어디로 갔을지 궁금한 사람들은 두바이 시내를 단 1분만 걸어봐도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빽빽이 들어선 30~40층 이상의 마천루들, 5성급이 모자라 ‘7성급’이라고 내세우는 고급 호텔들, 그리고 사막 한가운데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건설현장들을 보면 오일머니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 2대 도시인 두바이는 원유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도시다. 두바이 경제는 원유 의존도가 6%에 불과하지만 지도자의 탁월한 리더십과 기발한 기획력으로 중동의 관문이자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두바이 경제가 성장하면서 최근 연간 5천억달러에 이르는 중동 산유국들의 오일머니를 빨아들이는 ‘중동의 금융허브’로도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동의 금융허브는 전통적으로 바레인이었으나 지금은 두바이로 옮겨가고 있다는 게 현지 기업인들의 얘기다. 김기형 외환은행 두바이사무소장은 “현재까진 바레인에 진출한 외국 금융기관 수가 두바이보다 많지만 이미 두바이 쪽으로 대세가 기울었다”며 “현지 신문을 보면 이틀에 한개씩 외국 금융기관이 두바이에서 영업을 새로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설립 외국금융기관 178곳 입주
발빠른 개방전략 연 5천억달러 오일머니 흡수

두바이 증시는 최근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급락했으나 두바이 사람들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두바이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주식과 채권 거래를 하고 있다.
두바이 증시는 최근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급락했으나 두바이 사람들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두바이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주식과 채권 거래를 하고 있다.

이미 중동지역 무역·관광 등의 중심지로 도약한 두바이는 2002년 초 금융허브 전략을 발표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개발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도 틈새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전략의 핵심에는 2004년 7월 문을 연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일종의 ‘금융자유지대’로 비과세, 외국인 100% 지분 소유권, 이익금 무제한 본국 송금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 오는 11월에는 이곳에 ‘아랍원유거래소’도 설립돼 중동산 원유의 현물·선물거래가 이뤄진다. 현재 유럽 브렌트유에 빼앗긴 중동산 원유의 벤치마크 가격을 두바이에서 되찾아오겠다는 것이다.

압둘라 모하메드 국제금융센터 국장은 “우리는 은행·자본시장·자산운용·보험·이슬람금융·금융인프라 등 6개 분야의 허브를 지향한다”며 “현재까지 외국 금융기관 178개가 입주했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런던 금융시장과 도쿄·홍콩 등 아시아 시장 간 시차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몇시간의 ‘사구간’이 발생한다”며 “두바이가 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바이가 단시간에 중동의 금융허브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지도자의 리더십과 기발한 개발계획, 그리고 절묘한 타이밍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두바이의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는 자유무역지대, 정보산업 클러스터 등 각종 개발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고층 빌딩, 세계 최고급 호텔, 인공섬, 세계무역센터, 페스티벌시티, 두바이랜드 등 세계 최고를 내세우는 ‘마케팅’도 중동과 유럽지역 부유층의 관심을 끄는 요소다.


이런 개발계획들은 9·11 테러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중동의 오일머니를 붙잡았다. 아랍권 부유층의 자금들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중동으로 환류하고 있다는 게 이곳 전문가들의 얘기다. 정부투자기관으로 두바이 최대 개발회사 중 하나인 타트위르의 사이드 알 문타피크 사장은 “두바이에 투자되는 자금 가운데 65% 가량은 이란·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으로부터 온다”고 말했다. 현재 두바이에서 진행중인 개발프로젝트의 규모는 1천억달러로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다른 회교국가와 달리 외국인에 개방적인 태도, 택시기사도 영어자격시험을 볼 정도로 영어가 상용화돼 있다는 점 등도 두바이의 성장 비결이다.

그러나 두바이가 금융허브로 안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유가가 하락할 경우 유입자금이 급감하면 자산가격 급락으로 이어지고, 투자자금이 급속하게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불안정한 지정학적 요인으로 전쟁이나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두바이는 그런 가능성이 현실화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금도 40도를 넘는 뜨거운 사막 속에서 ‘오아시스’를 파는 데 열중하고 있다.

두바이/글·사진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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