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사람/현대모비스 김천센터 강신숙 소장
20년 가까운 오래 된 차를 타는 마니아들이 고장난 차를 수리하기 위해 찾는 곳이 있다. 1976년산 뉴스텔라부터 2006년산 아반떼까지 지금까지 나온 현대·기아차의 부품을 시대순으로 모두 보유하고 있는 김천 부품센터다. 전국 84개 판매 및 물류 사업장에 보관 중인 부품 가운데 생산하지 않은 지 7년이 지나고 연간 수요가 3개 미만인 부품은 모두 김천으로 모인다. 이렇게 해서 보유하고 있는 부품이 종류만 6만5천여 가지다.
이들이 김천에서 골동품 차를 고치고 나서 꼭 만나는 사람이 있다. 현대 모비스 김천부품센터 강신숙 소장이다. 김천에 보관 중인 부품이라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강 소장이 나서 다른 곳에서 부품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번 찾아온 사람들은 두고두고 연락을 하죠. 부품에 관한 것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그는 그렇게 만난 인연으로 1만원짜리 포니 뒷 램프를 배달해주고, 김천에도 없는 스텔라 머플러를 장안평에서 찾아주기도 한다.
현재 굴러다니는 현대·기아차 출신 차종은 모두 141종. 이들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은 모두 72여만가지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차를 제외하면 일반 부품센터에서 이들을 모두 보관하고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76년에 생산된 뉴스텔라 클러치 부품 중 하나인 실오일, 82년산 엑셀의 클러치 부품, 87년산 화물트럭 타이탄에 들어가는 파이프 에어인테이크 등 …. 전국 어디를 뒤져도 찾을 수 없는 부품들이 이곳에 있다. 김천 부품센터에서는 이런 희귀 부품들을 하루 500여건씩 주문받아 전국으로 공급한다.
14개 차종 6만5천여 부품 머릿속 가득
골동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지막 해결사’ 강 소장은 부품의 생산 주문에서 유통, 보관, 폐기까지 부품 관련 업무만 25년을 해왔다. “이젠 출고된 자동차를 보면 4만개의 부품이 모두 보일 정도”라고 말한다. 입사 7년차였던 89년. 엔진과 차 틀만 빼고 다 타버린 엑셀을 수리하기 위해 2만여개의 부품을 구하러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자동차 부품 업무에 뛰어들었다. 그 뒤 지금은 이름도 생소한 ‘마크4’ ‘그라나다’ 등의 부품을 다루면서 그는 한국 자동차 부품의 산 역사가 됐다. 희귀 부품을 보관하는 것 못지 않게 폐기하는 것도 큰 일이다. 김천에서도 3년 동안 수요가 없는 부품은 5개만 남겨놓고 폐기한다. 이렇게 폐기되는 부품이 연간 3600여품목, 80t에 이른다. 이런 일이 회사에 경제적으로 도움 되는 일은 아니다. 법적인 의무도 없다. 하지만 “고객에 대한 책임과 서비스를 다한다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부품에 관한 한 달인인 강 소장은 정작 소모품을 제외하고 부품을 갈아본 적이 별로 없다. 그가 25년 동안 굴린 차도 3대뿐이다. 그는 차를 오래 타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조언한다. 중요한 하자 외에는 ‘그러려니 하고 타라’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차의 정숙성에 대해 까다롭다. 바람소리가 난다느니, 축이 약간 틀어진 것 같다느니 하면서 굳이 부품을 갈아끼우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일수록 자주 정비업소를 찾고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유사품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골동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지막 해결사’ 강 소장은 부품의 생산 주문에서 유통, 보관, 폐기까지 부품 관련 업무만 25년을 해왔다. “이젠 출고된 자동차를 보면 4만개의 부품이 모두 보일 정도”라고 말한다. 입사 7년차였던 89년. 엔진과 차 틀만 빼고 다 타버린 엑셀을 수리하기 위해 2만여개의 부품을 구하러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자동차 부품 업무에 뛰어들었다. 그 뒤 지금은 이름도 생소한 ‘마크4’ ‘그라나다’ 등의 부품을 다루면서 그는 한국 자동차 부품의 산 역사가 됐다. 희귀 부품을 보관하는 것 못지 않게 폐기하는 것도 큰 일이다. 김천에서도 3년 동안 수요가 없는 부품은 5개만 남겨놓고 폐기한다. 이렇게 폐기되는 부품이 연간 3600여품목, 80t에 이른다. 이런 일이 회사에 경제적으로 도움 되는 일은 아니다. 법적인 의무도 없다. 하지만 “고객에 대한 책임과 서비스를 다한다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부품에 관한 한 달인인 강 소장은 정작 소모품을 제외하고 부품을 갈아본 적이 별로 없다. 그가 25년 동안 굴린 차도 3대뿐이다. 그는 차를 오래 타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조언한다. 중요한 하자 외에는 ‘그러려니 하고 타라’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차의 정숙성에 대해 까다롭다. 바람소리가 난다느니, 축이 약간 틀어진 것 같다느니 하면서 굳이 부품을 갈아끼우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일수록 자주 정비업소를 찾고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유사품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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