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해 협상장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정문 앞에서 사흘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천영세, 권영길, 심상정 의원(오른쪽부터) 등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들이 지지 방문을 온 영화배우 문소리(왼쪽 두번째)씨 등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원회’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미 FTA 정부전략 ‘영화보호 원상복귀’ 포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국산영화 의무 상영제도인 ‘스크린쿼터’가 다시 살아날 수 없도록 못박는 쪽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국 협상단은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협정문에 반영하는 것을 포기했다. 미국은 쌀 문제를 다음주 서울에서 열리는 최종 통상장관급 협상에서 거론하기로 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에프티에이 수석대표 간 고위급 회의를 마감한 21일(현지시각) 이름을 밝히길 꺼린 협상단 관계자는 “스크린쿼터를 ‘홧 이프’(What if) 대상에 포함시켜 우리가 ‘미래유보’에서 ‘현재유보’로 양보한다면 미국이 요구사항에서 뭘 포기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고 있다”고 밝혔다. 홧 이프란, 한쪽에서 요구안을 철회하면 상대방에 어떤 대가를 줄 것인지 물어보는 협상방식이다.
스크린쿼터가 미래유보로 명시되면 장래에 국산 영화 의무상영일수를 다시 늘리는 보호조처를 할 수 있지만, 현재유보가 되면 현재 73일에서 추가 축소만 가능하다. 또다른 협상 관계자는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은 직접 협정문에 반영하지는 않되 협정 체결 뒤 ‘협정이행위원회에서 협의한다’는 문구를 넣자고 미국에 수정제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22일 막을 내린 농산물 고위급 회의 결과에 대해, 수석대표인 민동석 농림부 차관보는 “크라우더 미국 수석협상관이 다음주 양국 장관급 협상 대상에 쌀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쌀 외에 대부분 민감품목 관세협상에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농산물 고위급 회의를 종결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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