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 신규 채용 비정규직 현황
국민 등 5곳, 올해 3974명 중 1958명
올해 은행들이 신규 채용 인력을 지난해보다 대폭 늘렸으나, 신규 채용 인력 가운데 절반 가량을 비정규직으로 뽑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7일 국민·신한·하나·농협·외환 5개 은행들의 올해 신규 인력 채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5개 은행들은 올해 3974명을 신규 채용했거나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의 3210명보다 23.8%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신규 채용 인력 3974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1958명(49.3%)이나 된다. 두명 중 한명꼴로 비정규직을 뽑는 것이다. 특히 국민·외환·하나은행은 비정규직 채용 인원이 정규직보다 많다. 국민은행은 전체 채용 인원 1200명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이 58.3%로 가장 높다. 또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은 비정규직 비율이 각각 56%에 이른다. 농협과 신한은행은 비정규직 채용 비율이 각각 33%와 31%이다. 다만 지난해보다 비정규직 비율이 조금 줄었다. 지난해에는 이들 5개 은행의 신규 채용 인력 3210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57.3%(1839명)였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올해 비정규직을 한명도 뽑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00여명의 비정규직을 채용했는데, 올해는 신규 채용 인력 900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선발했다. 이 중 700명은 이전에는 비정규직이었던 창구 직원들이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은 비정규직을 주로 여성으로 충원한다. 금융연구원의 ‘금융 인력 채용 현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은행·보험·증권선물·자산운용사는 모두 9285명의 비정규직을 뽑았는데, 이 중 여성이 6872명(74%)에 이른다.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됐는데도 이처럼 비정규직을 많이 채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 시중은행의 인사부장은 “현재 정규직의 50% 정도인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을 70%대까지 끌어올리려면 연간 2천억원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공공기관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은행들이 한해 수천명씩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며 “은행들도 새로운 직제를 만들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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