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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휠체어 타고…유모차 끌고…못가는 곳 없다

등록 2007-12-03 17:57수정 2007-12-03 22:01

따뜻한 유비쿼터스 세상
따뜻한 유비쿼터스 세상
4층이상 공공건물에 계단폭 확충·리프트 설치중
장애인 접근가능한 은행·호텔 정보 온라인 제공
따뜻한 유비쿼터스 세상 / ⑥ ‘물리적 접근성’ 왕국 영국

영국 런던 브리티시도서관 1층에 자리잡은 희귀본 및 음악 관련 서적 열람실 한쪽에는 몇몇 작은 방들이 있다. 방에는 책을 읽어주는 기기와 글씨를 크게 표시하는 글자판과 대형 모니터가 달린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청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자기루프 송신장치’(전선 고리를 특정 구역에 설치해 자장을 발생시켜 소리를 전달하는 장치) 설치 표시도 눈에 띈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청력이 좋지 않더라도 사서들과 소곤거리며 대화할 수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특정 공간이나 건물에 ‘접근성’을 고려한 시설 설치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접근성이 좋은 시설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 등을 통해 널리 제공되고 있다. 2003년 설립된 ‘다이렉트인콰이어리스’(www.directenquiries.com)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휠체어 이용자, 청각·시각 장애인, 유모차 사용자 등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은행·호텔·교통시설, 병의원과 약국 등의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은 이곳에 자기들의 접근성 정보를 등록하면서 일정한 비용을 댄다. 다이렉트인콰이어리스는 이 돈으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또 손잡은 장애인 단체들에 일부분을 지원한다.

장애인·여행자 등이 접근할 수 있는 시설과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다이렉트인콰이어리스(directenquiries.com) 홈페이지. 가고 싶은 곳이나 시설을 입력한 뒤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설’ ‘계산대가 낮게 설치된 곳’ 등 찾는 조건을 의미하는 이미지를 누른 뒤 검색하면 정보가 나온다.
장애인·여행자 등이 접근할 수 있는 시설과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다이렉트인콰이어리스(directenquiries.com) 홈페이지. 가고 싶은 곳이나 시설을 입력한 뒤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설’ ‘계산대가 낮게 설치된 곳’ 등 찾는 조건을 의미하는 이미지를 누른 뒤 검색하면 정보가 나온다.
영국에서는 ‘물리적 접근성’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인터넷과 통신 서비스의 ‘접근성’ 인식을 확산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2004년부터 장애인 차별 금지법(DDA)이 강화돼, 모든 서비스 제공자는 물리적 장벽을 없애고 접근성 보장을 위한 ‘합리적인 조정’을 해야 한다. 웹 접근성 준수 의무도 장애인 차별 금지법에 포함되어 있다. 코트라 런던무역관의 박윤홍 과장은 “장애인이 어디든 가지 못하는 곳은 없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최근 4층 이상의 모든 공공 건물에 대해 계단폭을 넓히고 리프트를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다이렉트인콰이어리스는 유럽의 이동통신업체인 오투(O2)의 의뢰를 받아 영국내 매장의 물리적 ‘접근성’과 서비스 ‘접근성’을 평가하는 일을 했다고 밝혔다. 기업에서 접근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단지 준법의식 때문만이 아니다. 늘어나는 노인과 장애인 계층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서다. 노인 및 장애인들에 대한 정보통신 기기나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활동은 자선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10여년 전에 설립된 자선단체 ‘어빌리티넷’(abilitynet)은 온라인을 통한 인터넷 및 모바일 기기 사용 교육, 기업의 웹 접근성 상담, 보조기기 공급 및 평가, 지역 사회 봉사자 교육 등 정보통신 문제만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브리티시도서관 인근에 있는 ‘왕립 전국 시각장애인 협회’(RNIB)의 런던센터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컴퓨터, 오디오북, 점자책 등이 비치돼 있다. 센터에서 일하는 한 자원봉사자는 “장애인들의 일상생활 전반은 구청 등에서 담당하고 우리는 그 외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정보통신 기술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해 시각장애인들이 사용 가능한 휴대전화 및 관련 보조기기에 대한 정보를 약 3년 전부터 제공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공영방송인 <비비시>(BBC)는 접근성 페이지(www.bbc.co.uk/accessibility)를 따로 두러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인터넷이나 비비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또 영국컴퓨터협회는 브리티시텔레콤 등의 지원을 받아 정보통신 접근성을 주제로 한 잡지 <어빌리티>를 발행한다.

이런 노력에도 영국 또한 정보격차 문제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 부설기관인 옥스퍼드 인터넷 서베이가 지난 7월 발표한 결과를 보면, 인터넷 이용률은 2003년 59%에서 2007년 67%로 증가했으나 빈곤층·고령층·저학력층의 이용률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빌리티넷의 대표인 나이젤 루이스는 “건물 등의 물리적으로 접근성은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정보통신 접근성에 대한 인식 확산은 아직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런던/글·사진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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