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푸둥 지역의 대형 쇼핑몰인 정다플라자 매장이 2007년 마지막 주말인 지난달 30일 오후 쇼핑하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상하이/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6년새 소비규모 2배↑…후진타오 ‘배분 정책’도 뒷받침
꾸준한 증가세 이어질듯…미 소비부진 보완·파급력 주목
꾸준한 증가세 이어질듯…미 소비부진 보완·파급력 주목
진단! 차이나 리스크 /
③ 기지개 켜는 소비시장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 중심 창안(장안)거리 동편 쇼핑가에 자리잡은 싸이터백화점은 쇼핑을 하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 백화점은 지난달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6일 동안 1억3천만위안(약 1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루 매출액이 평소의 여섯 배를 넘어섰다. 천잉류 싸이터그룹 부총경리(부사장)는 “크리스마스 시즌 때 외국 장난감 등 수입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며 “올 한해에만 300만위안(약 3억8천만원)이 넘는 벤틀리가 86대나 팔렸다”고 말했다.
베이징 시내에서 만난 외국계 기업 직원 리우춘(29)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엄두도 못 냈던 자동차를 올해 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2년 전 만 해도 중고차 시장에 가면 10년 이상 된 오래된 차 뿐이었으나, 요즘엔 1~2년밖에 안 된 차들이 오히려 더 많다”고 말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세계의 소비시장’으로도 발돋움하고 있다. 중국의 소비시장 규모는 2006년 7조6천억위안으로 2000년에 견줘 두 배 이상 증가했다. 5년 연속 10%가 넘는 경제성장에 힘입어 중국인들의 지갑이 두둑해졌기 때문이다. 소비 패턴도 식료품에서 통신·문화오락 위주로 재편 중이다. 일부에선 이런 소비 증가 현상에 대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도 증가하는 이른바 ‘자산효과’가 중국에서도 나타난 것이라며,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소비도 급속히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중국의 소비는 앞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경제성장이 탄력을 받으면서 소득이 늘고 있는데다 인구구조도 소비를 많이 하는 연령대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실질임금은 2000년 이후 해마다 1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1인당 소비지출의 증가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보통 선진국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30~50대 연령대로 진입하는 시점에 소비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 인구(약 13억명)에서 30~50대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42%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도 소비시장에 우호적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선부론’에 벗어나 ‘조화사회’를 강조했다. 현재 중국에선 첨단산업과 단순 임가공산업, 도시와 농촌, 동부와 서부지역 간 극심한 부의 불균형을 겪고 있다. 가오량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대기업에 집중된 자산을 억제하고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빈부 격차를 해소해야 소비시장이 확대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소비시장 변화는 단순히 중국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국제적인 이슈가 돼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선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인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 조짐을 보이자, 중국이 미국을 대신할 수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의 수입 증가액이 둔화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수입 증가액이 대폭 늘고 있어 미국의 경기 둔화를 중국이 어느 정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의 수입증가액은 720억달러에 그친 반면, 중국의 수입증가액은 1850억달러로 추정됐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나빠지더라도 중국 경제가 어느 정도 버팀목 구실을 하면서 세계경제가 패닉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아직 미국을 대신할 만큼 성장한 수준은 아니다. 중국의 소비시장 규모는 아직도 미국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소비의 질 자체가 아직은 낮다. 중국 동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고급 수입품을 살 만한 소비층이 광범위하게 자리잡지 못한 상태다. 류 루이 인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주로 정보기술, 자동차 등 소비재가 수입의 주축이지만 중국은 원자재 및 자본재 등이 수입의 중심이여서 수입 패턴이 다르다”고 말했다. 위안 연구원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소비 비중은 2006년 36.4%로, 미국의 70%대와 견줘보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단기적으로 세계 경제를 구원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이징/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하지만 중국의 소비는 앞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경제성장이 탄력을 받으면서 소득이 늘고 있는데다 인구구조도 소비를 많이 하는 연령대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실질임금은 2000년 이후 해마다 1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1인당 소비지출의 증가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보통 선진국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30~50대 연령대로 진입하는 시점에 소비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 인구(약 13억명)에서 30~50대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42%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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