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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롤러코스터’ 환율정책

등록 2008-08-27 21:17수정 2008-08-27 21:18

원-달러 환율 추이
원-달러 환율 추이
큰그림없이 단기적 관점서만 시장흐름 파악
당국 “필요하다면 조치” 발언뒤 5.3원 하락
6~7월엔 환율상승 억제
8월들어 환율급등 묵인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돌파할 기세로 급등하자 외환당국이 27일 구두개입과 함께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환율이 5일 만에 하락했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런 의미에서 시장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1090원대로 치솟았으나, 당국의 매도 개입 영향으로 전날보다 5.3원 떨어진 1084.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당국의 이런 시장 개입이 앞으로도 계속 단행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특히 6~7월에 그랬던 것처럼 환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공격적인 달러 매도는 이제 한동안 구경하기 어려울 듯하다. 외환당국은 국내외 경제여건을 볼 때, 지금 상황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달러만 낭비하고, 환율을 끌어내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02년 이후 수년째 약세를 보이던 달러가치가 7월 중순부터 유로, 엔 등 주요 통화에 견줘 다시 강세로 돌아선 것이 커다란 변화다.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일부 있지만, 당국의 판단은 추세전환이 이뤄졌다는 쪽이다. 일시적인 조정은 거치더라도 달러 강세는 앞으로 오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달러가 강세이기는 하지만, 최근 원화가치 절하폭은 유로나 엔에 견줘 크다. 외환당국은 그 이유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주식 매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26일 발표된, 미국의 집값 지표인 케이스-실러지수는 2분기에 1년 전에 견줘 15.4%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미국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며,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외국 투자회사들의 국내 주식 매도도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당국은 판단한다.

경상수지 적자 추세가 반전되기 어렵다는 점도 외환당국의 고민거리다. 8월 무역적자는 1월에 이어 다시 3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기름값 하락세는 미국경제에는 좋은 영향을 주어 달러가치를 끌어올리지만,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해 원화 강세 요인은 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근거가 없다고 보지만, 이른바 ‘9월 위기설’이 시장에 퍼져 있는 상황에서 외환보유고를 섣불리 축낼 수 없다는 고민도 한다. 시장에서 불안심리가 커지면, 그것이 오히려 환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의 이같은 상황 분석은 6~7월의 공격적인 외환시장 개입이 지나치게 단기적 관점에서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섣불리 나섰던 것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공격적인 개입이 길게 이어지지 않아 그 후유증은 비록 크지 않지만, 이는 앞으로 당국이 다시 달러 매도공세에 나서는 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금 상황에서는 성장보다 물가안정이 훨씬 중요한 과제임은 정부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고, 물가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환율 조절을 통한 물가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난 이상, 정책금리 추가 인상론에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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