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외평채 발행 연기…시장 기대 부풀렸다 되레 ‘실망’만

등록 2008-09-12 18:21수정 2008-09-12 21:27

5년만기 외평채 신용 디폴프스왑 프리미엄 추이
5년만기 외평채 신용 디폴프스왑 프리미엄 추이
‘불안 잠재우겠다’ 던 계획 물거품
마냥 늦출수 없어…다급해질수도
외국환 평형기금 채권을 좋은 조건으로 발행해 금융시장에 퍼진 불안심리를 잠재우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빗나가고 말았다. 기획재정부는 12일 “투자자들과 외평채 금리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10억달러 규모로 계획한 외평채 발행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어, 11일 원-달러 환율이 12.5원 올랐고, 12일에도 큰 폭의 오르내림이 이어지는 등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졌다.

정부가 투자설명회까지 열었다가 외평채 발행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외평채 발행 유보 결정은 높은 금리를 주면서까지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한국 정부는 달러 확보가 급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줄 수 있다고 걱정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차라리 ‘급할 게 없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는 애초 미국 국채 금리에 견줘 1.8%포인트 가량의 가산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나라 국채의 신용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 디폴트스와프(CDS)의 5년만기 프리미엄이 9월4일 132bp(1bp=0.01%포인트)에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미국 정부의 구제 조처가 나온 8일 125bp로 낮아지자 상황을 낙관한 것이다.

하지만 부실 규모가 큰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매각협상 실패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 상황은 급격히 나빠졌다. 신용 디폴트스와프 프리미엄은 9일 138bp로 뛰어버렸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도 외국 투자자들을 망설이게 했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은 금리를 요구했다.

정부는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투자설명회 없이 바로 외평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마냥 미룰 수는 없다. 연말까지 금융회사와 공기업, 민간기업들이 100억달러 규모의 외화 차입을 계획하고 있어서, 그 전에 정부가 외평채를 발행해 기준금리를 제공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번 외평채 발행 연기는 정부의 상황 판단 능력에 또 한번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정부가 패니메이 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구제 조처 결과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해, 시장의 기대심리를 부풀렸다가 오히려 실망을 안긴 까닭이다. 특히 외평채 발행 연기의 계기를 제공한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 포기 선언에서 촉발됐다. 정부가 인수 협상 상황을 제대로 파악조차 못한 채 투자설명회에 나섰느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