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동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내정자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기자회견를 연 뒤 행장실로 돌아가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기 경제팀 색깔 어떨까
윤증현-윤진식-진동수 행시 10~17회 선후배
모두 금융분야 실무…‘MB노믹스’ 이어갈 듯
윤증현-윤진식-진동수 행시 10~17회 선후배
모두 금융분야 실무…‘MB노믹스’ 이어갈 듯
1기 경제팀은 여기에 위기 대처 과정에서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경제 정책의 두 축인 강만수 장관과 박병원 경제수석은 각각 재무부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둘 사이에는 보이지 않은 벽이 있었다는 평이다. 민간 출신인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강 장관, 박 수석과 화학적인 융합을 이루지 못했다. 강 장관과 전 위원장이 새 정부 초기인 작년 3월 산업은행의 민영화 방안을 놓고 불협화음을 낸 게 대표적인 예다.
반면, 2기 경제팀은 모두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선후배 사이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행정고시 10회, 윤진식 경제수석 내정자는 12회, 진동수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17회라는 위계 서열 구조에 나란히 들어 있다. 윤진식 내정자는 재무부 시절 윤증현 후보자 다음으로 금융정책과장을 지냈으며, 윤 후보자와 진 내정자는 서울 법대 선후배 사이라는 인연도 있다. 기존 경제팀의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된 정책 불협화음을 없애고 일사불란한 정책을 추진하는데는 유리한 포진으로 여겨진다.
윤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부처간에 의견이 다른 것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면서도 “정부는 시장과 국민에게 뚜렷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자 밑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이들도 그의 추진력과 업무장악력으로 볼 때, 부처간 불협화음이 더는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장관직을 지낸 바 있고, 이명박 대통령과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윤 내정자의 ‘의욕’에 따라선 윤 후보자 쪽과 불협화음을 빚을 여지는 있다.
2기 경제팀은 또 1기 경제팀과 달리 금융 분야에서 풍부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는 차이도 있다. 1기 경제팀의 강만수 장관은 세제 전문가이고, 박병원 수석은 경제기획원 출신이어서 당면한 금융위기를 헤쳐가는 데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 역시 민간 출신이어서 시장을 이끌어가는 데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와 달리 2기 경제팀은 금융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다.
1·2기 경제팀의 이런 각론적인 색깔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정책 기조는 이른바 ‘엠비(MB)노믹스’의 큰 줄기를 그대로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경제팀 수장인 윤 후보자의 경제철학은 이명박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친성장·친기업’이다. 정책기조를 크게 바꿀 상황도 아니다. 정부가 이미 감세법안과 올해 예산안을 처리했고, 이명박 대통령 집권기간 동안의 경제운용 청사진까지 다 밝혀놓았기 때문이다.
새 경제팀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워온 금융계 쪽에선 2기 경제팀에 대해 아직 평가를 유보하는 분위기다. 금융시장과 소통하는 데 실패한 강 장관이 물러나는 것에 오히려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진 내정자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른다는 분위기가 많다”고 시장분석가들은 전하고 있다.
정남구 김경락 기자 jeje@hani.co.kr

끊임없는 경질 요구를 받다가 끝내 교체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저녁 과천정부청사를 나서고 있다. 과천/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