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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독일 키몬다 파산…세계 디램시장 영향은 ‘미미’

등록 2009-02-01 20:25

독일 키몬다의 파산은 주요 반도체업체에 일종의 감산 효과 정도에 불과하다.  <한겨레> 자료사진
독일 키몬다의 파산은 주요 반도체업체에 일종의 감산 효과 정도에 불과하다. <한겨레> 자료사진
[열려라 경제]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진단&전망

작년 점유율 5%대 추락…2007년 3분기부터 적자
반도체 업체들 공급 축소에 제한적 효과 그칠듯

독일 지멘스 계열의 반도체회사인 인피니온의 디(D)램메모리 자회사 키몬다(Qimonda)가 1월 23일 파산을 신청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0.5% 폭등하고 하이닉스는 무려 15%가량 폭등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디램업체의 주가 폭등은 세계 디램시장에서 키몬다가 차지하는 위치를 잘못 이해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999년에 독일 지멘스의 반도체 부문이 분리되어 인피니온으로 독립했다. 그리고 2006년 5월에 인피니온의 디램사업 부문이 다시 자회사 형태의 키몬다로 분리되었다. 키몬다는 2006년 자회사로 출범할 당시에는 세계 2위의 디램 생산업체였으나 경쟁력 상실로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2008년에는 세계 디램시장 점유율 8.3%에 불과한 상태이다.

키몬다의 매출액은 2006년 4분기 12.32억유로를 정점으로 급감하기 시작해 2008년 4분기에는 3억유로로 4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2008년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가량 감소한 16억유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당기순이익 추이를 보면, 키몬다는 2007년 3분기부터 최근까지 연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해 오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는 당기순손실이 매출액을 초과할 정도였다. 2007년 3분기부터 2008년 4분기까지 총 누적 적자는 25억유로에 이른다.

키몬다의 경쟁력 상실로 인한 디램 시장점유율 하락과 경영 악화는 이미 2007년 하반기부터 세계 디램시장에 반영됐다. 특히 2008년 하반기부터 키몬다의 시장점유율은 5%대까지 급락했다. 키몬다가 파산 후에 청산된다고 해도 세계 디램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더구나 키몬다가 파산 후 청산되지 않고 독일 주정부나 연방정부 등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공기업화하거나 중국 기업 등 제3자에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의 85% 이상을 아이시(IC)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또 아이시 제품 시장에서 메모리는 26%를 차지한다. 메모리제품 시장에서 디램은 54%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미국·일본 등의 주요 5개 디램 생산 업체가 세계 디램 생산량의 85%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플래시메모리가 빠른 속도로 디램 시장을 대체해가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시불황으로 심각한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 있다. 2009년에는 매출이 작년 대비 10~2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플래시메모리 분야의 공급 과잉은 매우 심각하다. 공급 과잉과 가격 급락으로 디램 매출은 2008년 세계 전체로 전년 대비 15% 이상 감소했다. 그로 말미암아 이미 지난해 후반부터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앞다투어 감산에 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2008년 후반 이후 세계 반도체 시황 악화를 고려할 경우 키몬다의 파산은 일종의 감산 효과 정도에 불과하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진단&전망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진단&전망
일본 주식시장은 이런 사실들을 충분히 읽고 있어 키몬다 파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폭등한 날 일본 최대 반도체업체이자 플래시메모리 생산업체인 도시바 주가는 오히려 0.8% 떨어졌다. 또 디램 전문 생산업체인 엘피다메모리 주가는 이틀 연속으로 합계 8.8%가량 상승하는 데 그쳤다.

물론 키몬다 파산이 다른 반도체업체의 연쇄 파산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반도체시장은 전세계 업체 수가 십여개 정도로 과점화돼 있고 분야별로 특화 내지는 다각화돼 있는 상태다. 이들 반도체 회사들은 각국의 기간산업이자 전략산업으로 간주되고 있어 연쇄 파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일본과 대만 업체 간에 거론되고 있는 합종연횡의 전략적 제휴나 합병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2008년 4분기 매출이 82억달러로 전기 대비 19%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3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0%나 급감했다. 일본의 도시바도 반도체 부문의 부진으로 2008년도 2000억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역시 2008년 4분기에 9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메모리부문 매출은 전기 대비 21% 감소했으며 2008년 연간으로도 전년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는 이보다 더 상황이 악화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김광수 소장(cafe.daum.net/kseri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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