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키몬다의 파산은 주요 반도체업체에 일종의 감산 효과 정도에 불과하다. <한겨레> 자료사진
[열려라 경제]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진단&전망
작년 점유율 5%대 추락…2007년 3분기부터 적자
반도체 업체들 공급 축소에 제한적 효과 그칠듯 독일 지멘스 계열의 반도체회사인 인피니온의 디(D)램메모리 자회사 키몬다(Qimonda)가 1월 23일 파산을 신청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0.5% 폭등하고 하이닉스는 무려 15%가량 폭등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디램업체의 주가 폭등은 세계 디램시장에서 키몬다가 차지하는 위치를 잘못 이해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999년에 독일 지멘스의 반도체 부문이 분리되어 인피니온으로 독립했다. 그리고 2006년 5월에 인피니온의 디램사업 부문이 다시 자회사 형태의 키몬다로 분리되었다. 키몬다는 2006년 자회사로 출범할 당시에는 세계 2위의 디램 생산업체였으나 경쟁력 상실로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2008년에는 세계 디램시장 점유율 8.3%에 불과한 상태이다. 키몬다의 매출액은 2006년 4분기 12.32억유로를 정점으로 급감하기 시작해 2008년 4분기에는 3억유로로 4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2008년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가량 감소한 16억유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당기순이익 추이를 보면, 키몬다는 2007년 3분기부터 최근까지 연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해 오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는 당기순손실이 매출액을 초과할 정도였다. 2007년 3분기부터 2008년 4분기까지 총 누적 적자는 25억유로에 이른다. 키몬다의 경쟁력 상실로 인한 디램 시장점유율 하락과 경영 악화는 이미 2007년 하반기부터 세계 디램시장에 반영됐다. 특히 2008년 하반기부터 키몬다의 시장점유율은 5%대까지 급락했다. 키몬다가 파산 후에 청산된다고 해도 세계 디램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더구나 키몬다가 파산 후 청산되지 않고 독일 주정부나 연방정부 등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공기업화하거나 중국 기업 등 제3자에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의 85% 이상을 아이시(IC)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또 아이시 제품 시장에서 메모리는 26%를 차지한다. 메모리제품 시장에서 디램은 54%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미국·일본 등의 주요 5개 디램 생산 업체가 세계 디램 생산량의 85%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플래시메모리가 빠른 속도로 디램 시장을 대체해가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시불황으로 심각한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 있다. 2009년에는 매출이 작년 대비 10~2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플래시메모리 분야의 공급 과잉은 매우 심각하다. 공급 과잉과 가격 급락으로 디램 매출은 2008년 세계 전체로 전년 대비 15% 이상 감소했다. 그로 말미암아 이미 지난해 후반부터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앞다투어 감산에 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2008년 후반 이후 세계 반도체 시황 악화를 고려할 경우 키몬다의 파산은 일종의 감산 효과 정도에 불과하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진단&전망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