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론교육의 선순환 구조
직원 900여명 모두 정규직…육아휴직 등 철저한 복지
작년 매출 1100여억 달해…“성장의 과실 함께 나눠야”
작년 매출 1100여억 달해…“성장의 과실 함께 나눠야”
[‘착한기업’이 경쟁력이다] 아발론 교육 아발론 미금 캠퍼스(어학원) 김정훈 원장(40)의 꿈은 참교육 선생님이었다. 지난 2000년 김 원장은 한 대안학교 영어교사에 자원했지만 여러 사정 끝에 3년반 만에 꿈을 접어야 했다. 생계를 걱정해야할 처지로 내몰린 그는 강남 대치동의 사교육가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2004년 6월 경기도 분당의 아발론교육(당시 CIE어학원)을 만났다. “대안학교로 다시 들어온 기분이었습니다. 가족적인 분위기에 뜨겁게 서로 협력하는 교사들과 진지한 학생들. 무엇보다 가르침에 대한 대표이사의 철학이 울림이 있었습니다.” 교육전문기업 아발론은 여러모로 독특하다. 일단 사교육 시장의 상징인 이른바 ‘스타 강사’를 눈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더군다나 ‘학원강사’라고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계약직도 없다. 강사에서부터 학원을 청소하는 미화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직원 900여명 모두가 어엿한 정규직이다. 주5일제도 꼭 지킨다. 초등학생은 밤 8시 50분, 중학생은 밤 10시면 어김없이 수업을 끝낸다. 휴가 제도 역시 빈틈없다. 직원에게는 여름휴가를 제외하고 연간 9일간의 선택휴가가 주어진다. 누구나 반드시 휴가를 가야 한다. 입사 5년이 지나면 1개월 동안의 유급 안식월을 누릴 수도 있다. 출산후 3개월의 출산휴가 뿐만 아니라 1년간 육아휴가도 보장된다. 전국의 아발론 캠퍼스 90여곳에서 해마다 40~50명이 육아휴가를 떠난다. 이같은 경영의 결과는 지난 10년간 250배 성장으로 돌아왔다. 여러 궁금증을 안고 김명기(43) 대표이사를 만났다. 김 대표의 입에선 “사람이 안정이 되고 제대로 휴식도 취해야 진심으로 일을 할 수 있다”며 “정규직으로 고용하면 비용이 1.5배 더 들지만 그만큼 학생들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는 말이 이어졌다. 그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30만~40만원 짜리 월세를 돌아다녔다. 한때는 30억 원이 넘는 개인 빚을 지기도 했다. 그는 “분당에 아파트 살 돈 5억원이면 학원장과 강사까지 10명을 더 채용하고 승진시킬 수 있는 캠퍼스 1개를 더 열 수 있었다”며 “이런 생각을 하면 빚을 지고라도 캠퍼스를 늘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의 머릿 속에 늘 ‘성장’이라는 생각만 틀어박혀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지속가능성’이야말로 그가 붙들고 있는 화두다. 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명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신조다. 때문에 아발론에는 대표이사의 친인척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는 “장기적으로 경영진과 이사진을 분리하는 것을 준비중”이라며 “성장의 과실을 모든 구성원들이 누릴 수 있는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아발론의 인재개발원에 개설된 최고경영자(CEO) 전문가 과정과 원장 과정이다. 김 대표는 “강사에게 40대 중반은 사실상 은퇴할 나이”라며 “이후의 삶을 체계적으로 준비시킬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입사 4년차인 김상길 본사 대리는 “평생직장이라는 단어를 다른 친구들은 낯설어 하는데, 아발론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사람 중심의 기업경영’이라는 철학을 구성원들 모두가 함께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음(知音). 사람은 자기를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기 마련이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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