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국민 무시하는 ‘벽창호’ 협상대표

등록 2010-11-12 19:27수정 2010-11-12 20:14

정은주 기자
정은주 기자
[현장에서]
“내일 회의 있나요? 몇 시에 열리나요? 그럼, 언제 알 수 있나요?”

지난 8일부터 나흘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통상장관 회의가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진행되는 동안 가장 많이 한 질문이다. 외교통상부 통상기획홍보과와 한-미 자유무역협정 이행팀에 온종일 번갈아 전화하며 앵무새처럼 묻고 또 물었다. 이 간단한 질문의 답은 놀랍게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만이 알고 있다”였다. 김 본부장이 회담 일정을 실무진에게 알려줄 때까지 기자들은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협상 내용은 물론 회의 일정을 공개하는 데도 인색했다. 그는 국회와 국민에게 협상의 진행상황을 수시로 설명해야 하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절차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두 나라의 공식 재협상이 시작된 뒤 국회가 미국의 제안을 문의하자 ‘양국간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 그 세부내용을 설명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언론 브리핑은 지난 8일 딱 한번 6분 동안만 했을 뿐이고, “중요한 진전이 있으면 수시로 브리핑한다”는 약속도 그후 지키지 않았다. 재협상의 1차 ‘마감 시한’을 넘겨 연장하기로 발표한 11일에도 외교부는 ‘오늘 한-미 에프티에이 관련 브리핑은 없음’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입을 닫았다.

협상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상대방인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한-미 정상회담 뒤 동행취재차 온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협상이 연장된 배경 등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는 “(김 본부장과) 자동차와 쇠고기 분야를 논의했는데 남은 시간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무역대표부는 재협상에 앞서 미 상원 보좌진에게 공식 제안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브리핑도 열었다.

김 본부장은 “저는 국민의 높은 관심을 유념하며 협의에 임하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도, 여론을 수렴하는 언론도 무시한 채 우리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홀로’ 재협상할 권한을 누가 그에게 주었는가.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대법, 용산참사 철거민 9명 유죄 확정
■ “원전수주 조건 UAE파병, 이대통령 지시”
■ 포항 노인요양시설 불로 10명 사망
■ 우리는, 아픈 강가로 꽃 대신 기타를 들고
■ “중국 구매력 2012년 세계1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