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공개…“한-미 FTA 서명 직후 주한 미 대사 만나”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 직후인 2007년 8월 미국 쪽에 쌀 관세화 유예 종료(쌀시장 전면 개방) 이후 미국과 별도로 쌀시장 개방 확대를 협상할 수 있다고 말한 사실이 14일 위키리크스 문서를 통해 공개됐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 대가로 사실상 미국에 쌀 관세 특혜와 추가 개방을 약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고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을 보면, 김종훈 본부장은 2007년 8월29일 얼 포머로이 하원의원(민주당)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쌀 추가 협상을 약속했다.
포머로이 의원은 김 본부장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쌀이 제외돼 캘리포니아 곡물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미국 의회에서 협정을 비준하려면 쌀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본부장은 “한국 정치권이 농민을 ‘사회적 약자’로 보고 강한 보호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어 현재로는 쌀 문제를 다룰 수 없다”고 밝힌 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의 쌀 관세화 유예가 2014년에 끝나면 한국 정부가 (미국과) 재논의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우리 정부가 2015년부터 쌀 관세화(400%)를 통해 쌀시장을 전면 개방하면 미국 쪽의 관세 인하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그동안 쌀 관세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전혀 별개라고 밝혀왔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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